45년전 태백에서 태어났습니다.
태어난 집은 지금 어머니가 살고 계시는 집 바로 옆입니다.
태어난 집은 광산촌에 일자리를 구하러 오신 아버지께서 할아버지와 함께 이 곳에 터를 잡고 직접 지으셨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큰형과 작은 형 그리고 나까지 태어났으니..
벌써 50년이 훨씬 더 되었네요.
초등학교 2-3학년때인가 워낙 집이 작았던터라 바로 옆집으로 이사를 하여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이 집은 태어난 집보다 조금 더 넓고 그 전에 지어졌다 합니다.
나무에다가 흙을 비벼 붙이고 겉에 시멘트로 발라 집을 지었기에 그리 튼튼한 집은 못되었지만 50년 넘게 비바람을 막아주며 우리 가족의 삶과 함께 하였습니다.
몇년전 부터 낡고 왠지 불안하게 느껴지던 집이었기에 특히 지난 5월에 집에 갔더니 비가오는 날 비도 조금씩 새었기에 가족들이 집을 다른데로 옮기던지 신축을 하자고 했습니다.
형제들이 여러있어 어머니를 모시려고 하지만 어르신은 고향을 떠날 수 없다하며 특히 동네분들과의 정을 뗄 수 없다하시며 한사코 머무르시겠다고 합니다.
결국 최근 장마가 시작되기전에 집을 새로 짓기로 결정하고 어머니께서 남은 여생동안 평안히 사실 수 있도록 빠르 시일내에 지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올해 춘추가 일흔 다섯이신 어머니는 신축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쓸만한 기둥이나 한쪽편 벽을 남기고 개축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개축은 안될 일...
업자를 불러 개축하기 위하여 벽에 손댓다가 지붕이 무너져 버리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짐도 다 빼었고 사람도 없었기에 아무런 사고는 없었지만...
집이 무너졌다는 소리를 듣고 단숨에 백 집에 다녀왔습니다.
몇 뼈대만 남은 집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 평생 나와 우리 가족을 품었던 집입니다.
어릴 적 나의 놀이터였고 친구들에게는 아지트와 같았던 집..
아름다운 추억과 행복이 여전히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집입니다.
물론 허물어진 집터에 다시 새로운 집이 들어서겠지만..
마음속에 왠지 미련과 여운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2010 추석때 찍었던 우리 집
허물어진 집..
허물어진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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