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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사암마을

by 함께평화 2021. 7. 3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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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새벽기도회를 다녀온 후 아내와 마을을 걷습니다.

어제 밤에도 주변을 걸었습니다. 밤 걷기는 달과 별과 그리고 개구리 소리에 맞춰 걷는 즐거움이 있지만

아침 걷기는 맑은 공기와 새벽이슬을 느끼고, 새와 매미소리를 음악 삼아 걷는 상쾌함이 있습니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논과 개울 사이의 논수로를 따라 걷다가 낮으마한 옆 산을 끼고 걸었습니다.

그렇게 짖어대며 경계하던 이웃집 개들이 며칠사이 휘파람 불며 다가가 인사를 나눴더니 짖지 않고 꼬리를 반갑게 흔들어댑니다. 사유지와 공유지의 애매한 경계상의 밤나무며 호두나무며 마을의 숨겨진 보물들을 찾는 듯 호기심을 갖고 살피며 걷습니다. 어느 집의 호박덩굴 터널을 지나고 참깨밭을 지납니다. 점점 짙어만 가는 벼들과 인사를 나누고 발소리에 깜짝 놀라 이리저리 도망치는 개구리와 벌레들, 새들과 얘기 나눠 봅니다. 

 

건강에 유의할 나이라 요즘 나가오 가즈히로의 [걷기만 해도 치매는 개선된다]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책 내용을 적용하여 걸었습니다.

보폭을 넓히고 조금 빠르게 그리고 팔을 앞뒤로 힘차게 펼치며 걷습니다. 말을 하며 계산도 하며 노래도 흥얼거리며 걷습니다. 사람들이 없기에 마스크를 벗고 심호흡 하듯 아침 맑은 공기를 들여 마십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나트마한 산 밑의 길은 풀밭인지 길인지도 모를 정도로 풀들이 세력을 과시하며 경계를 넓히고 있습니다. 잠시 망설이다가 되돌아 올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걷기로 했습니다. 편하게 걷도록 누군가 길을 정리해 주기를 바라지만 아쉬운 사람이 길을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무성한 풀 사이로 길을 만들며 걷습니다. 

 

한 시간 채 걷지 않은 길이지만 어느새 등줄기로 땀이 제법 흐릅니다.

오늘도 엄청 더울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한바퀴 돌아 집근처 밭에서 풀뽑기와 고추를 따고 있는 어르신 부부에게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따던 고추 일부를 먹어 보라며 후한 시골 인심을 베풀어 줍니다.

나누는 마을 정에 감사로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시골사는 행복과 기분을 충분히 누리는 아침 선물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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