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사람책>
나종구(사랑말 한우영농조합법인 대표 )
농민들이나 사회적 기업에서 가끔 견학을 오십니다.
저희는 이런 분들에게 운영하는 방식 등을 설명합니다.
먼저 농업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농업은 법인을 운영하는 밑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먹는 거라고 봅니다. 옷이나 집은 조금 낡아도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지만, 먹지 못하면 아무도 살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게 적절한 먹거리를 보장받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생존권 중에서도 가장 기본입니다. 농업의 목적은 누군가 수익을 보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잘 나누는 것입니다. 5,000만 국민이 모두 농사를 지어서 자신이 소비할 어느 정도 빼고는 나머지는 모두 나눠야 하는 것입니다. 농민에게는 5,000만 국민이 충분히 먹는데 부족함이 없게끔 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정부의 역할은 농민이 수확한 먹거리를 국민들이 부족함 없게끔 잘 나눠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 70억 인구 중 20%가 먹거리가 부족합니다. 그리고 1년에 300만 명 정도 되는 아이들은 먹을 게 없어 죽습니다. 70억이 먹을 양은 충분히 생산하지만 현재 먹을 것이 부족하여 사람들이 죽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영양이 부족한 사람은 있어도 먹을 것이 부족하여 죽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굶어 죽는 것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 식량을 생산하는 것에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70억이 먹고살 만큼의 식량을 생산했는데도 영양이 부족하거나 기아에 시달리다가 죽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이는 농업의 목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학자나 어른들은 UR(우루과이라운드) 체제가 WTO체제로 넘어오면서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체제가 바뀐 지는 불과 20~3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농업의 목적이 농산물을 나누는 것이 아닌 상품으로 파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농산물을 팔기를 원하는 ‘다국적 곡물회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농산물을 판매하도록 바꾼 것입니다.
저는 이것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농산물을 사 먹을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계속 굶어 죽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공고히 되어 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것들이 바뀌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은 국가의 지도자들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에 공장의 노동자가 내가 만든 제품을 판매, 판촉 해야 한다고 하면은 “뭐 이런 나라가 다 있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농민도 마찬가지로 생산한 걸로 충분히 자기가 노력한 대가로 먹고살 수 있으면 좋은데 가공도 하고 유통도 하고 판매도 해서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부가 가치로 먹고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6차 산업을 하는데 농민들은 대부분 생산하는 것은 잘하지만 가공 유통업은 잘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왜 불러다가 시상도 하고 그러냐? 다 망한 것도 아니고 성공한 사람도 있으니 뭐가 문제냐 하면서 본받으라 하니 최악의 정책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쟁대회라고 하는 대회가 있는데 도에서 강원도를 대표해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법인 만들어서 사업을 할 때 일반 소작농들이 지원해 달라 하면 지원을 잘 안 해줍니다, 농업은 굉장히 어려워져서 농민들이 지원해 달라 하면 대부분 지원을 줍니다. 그 지원을 도에서 몇 차례 받았고, 사랑말에 대한 인식이 좋아서 잘 안 될 것도 지난 성과로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분이 대회에 한 번만 나가 달라고 하셔서 그럼 저희는 참가만 하겠습니다 해서 나가게 되었습니다. 심사를 해서 금상도 받고 6차 산업 성공 사례가 되어서 유명해졌습니다.
우리가 이제 지역에서 농가들 하고 사업을 하는데 실제로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가 결정하는데 여기서 일반 법인들하고 차이가 납니다.
영농조합법인의 목적은 무엇이냐, 조합원들이 성공하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주식회사의 목적은 주식을 투자한 사람들에게 배당을 해주는 게 목적입니다. 영농조합은 이윤이 목적이 아닙니다. 그런데 법인들이 와서 착각을 합니다. 법인을 주식회사처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지역의 농·축협이 사업을 잘못해서 그렇습니다. 법인의 목적은 법인 조합원이 성공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법인 조합원 개개인의 사업이 성공하는데 필요한 사업이 있으면 법인이 하는 거죠.
다시 말하면 법인이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서 조합원을 먹여 살리는 게 아니고, 조합원들이 성공하는데 필요한 사업들을 법인이 하는 것입니다. 사업장이 6개가 있는데, 6개의 사업장이 수익을 내서 조합원들에게 배당해 주려고 사업하는 게 아니고, 우리 조합원이 소를 키우는데 이 사람들이 소를 키워서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필요한 사업을 우리가 한 것입니다.
그래서 운영 원칙은 말하자면 원가 판매인 것이죠. 저희 사료공장도 원가 판매이고요, 저희가 사료공장을 제일 먼저 시작했는데, 원가 판매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저희가 평생 소를 키웠어도 사료의 성분을 몰라요. 사료를 어떻게 만드는지? 분명히 우리가 사료를 만들어서 생산비를 줄이고 하는 게 맞는데 그래서 컨설팅회사가 그것을 만들고, 성분을 연구합니다.
‘영양자원연구소’라고 하는 민간인이 차린 회사가 하나 있는데, 전국에 유일하게 홍천에 있습니다. 나머지는 다 정부기관 뭐 그런 곳에서 하고, 그곳에서 컨설팅을 하나 해달라고 했어요. 당연히 비용을 냅니다. 한 달에 550만 원씩 비용을 냅니다. 적지 않은 비용이에요. 그런데 거기서 컨설팅을 다 해주고 나서 저희가 사료 가격표를 만들었더니, ‘아, 대표님 이러면 6개월도 안돼서 문 닫아요. 무슨 원가 판매입니까? 이윤이 남아야죠.’ 이랬는데, ‘아, 싫다. 난 이렇게 하겠다.’고 했죠.
일반인들은 수익이 나지 않으면 망한다고 생각해요. 그분도 당연히 그랬고, 그분 얘기에 의하면 수익이 나게끔 판매하는데도 망하는 회사가 많다는 거예요. 그분이 전국에 있는 많은 사료 공장들을 컨설팅해주는데 우리처럼 이렇게 원가로 판매하는 것을 보고 실제로 가장 전국에서 싸게 팔고 있습니다.
그분이 컨설팅해주는 회사의 사료가 다 똑같습니다. 원료들이 다 저 멀리 부산항에서부터 옵니다. 항구를 통해서 오기 때문에 물류비가 많이 들어서 제일 비싸야 하는 곳인데 다른데 보다 비싸진 않더라도 다른 데서 받는 만큼 받지 않으면 적자가 난다는 거예요.
그런데 안 망했어요. 그런데 왜 안 망했냐? 농가들은 사료를 먹여서 소를 키웁니다. 그러면 다양한 사료를 먹이죠. 소를 키우다가 망할 수 도 있습니다. 망하면 사료 값은 어떻게 돼요? 못 갚잖아요. 실제로 파산하고 그럽니다. 그런데 저희는 사료를 판매할 때 원가를 공개했어요. ‘우리 사료는 이렇게 해서 만드는데 그래서 얼마입니다.’ 이렇게 공개를 하니깐 컨설팅 회사에서 생난리가 났어요.
제가 앞서 얘기했듯이 실제로 예전에 저는 생산만 하는 농가였어요. 소나 키우고 어떻게 유통이 되고 하는지 관심이 없었어요. 생산만 열심히 했으면 됐지. 그런데 이제 세상이 바뀌면서 이제는 유통도 알게 되고, 그러니까 고기 값이 떨어지고 이런 것이 반복되면 소를 키우면서 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아무튼 모여서 바꾸지 않으면 안 되니 해봅시다.’ 설득하면서 식당이랑 정육점을 차리게 된 거예요. 그게 이제 2012년 4월이거든요. 그때도 모여서 회의를 했어요. 사업을 할 때에는 자본금이 필요하고 투자를 하고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거냐. 그래서 이제 소 한 마리를 도축해서 등심이 몇 kg, 안심이 몇 kg 등등 쭈-욱 계산해서 적자보지 않고 팔을 수 있는 가격을 선정을 합시다. 그래서 원가에 팔아버립시다.. 싸면 많이 팔릴 거고, 대신에 원가에 팔아서 장사만 잘 되면 빚 생길 일도 없고, 농가에는 대신에 뭐가 있냐면, 농가에 있는 소를 우리가 다른 시장에 파는 것보다 조금 더 비싸게 사들이자. 이렇게 해서 사업을 시작했죠.
그런데 왜 그렇게 했냐. 그러면 저렴하게 나누어져야 하는 것도 물론 하나 있습니다만 여기 홍천이란 곳이 굉장히 좁은 곳입니다. 내가 뭐 어디 가서 나쁜 짓 조금 했다 그러면 한 1주일 지나면 홍천 사람들 다 알아요. 나쁜 짓도 못해요. 좋은 일도 마찬가지겠죠. 실제로는 좁은 동네가 소문이 금방 퍼지게 됩니다. 이게 농촌이라는 생산지가 갖는 여러 가지 문화적인 그러한 분위기입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사람이 나랑 별반 차이가 없던 사람인데 뭔가를 가지고 사업이 잘 돼서 돈을 왕창 벌면, 소비자는 ‘그 사람은 정말 좋은 아이템에, 좋은 상품에, 좋은 마케팅에, 그래서 수입을 많이 올려서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런데 이 생산자는 위에 내용들을 다 빼고 돈 정말 많이 벌더라! 약간 배 아파합니다.
사업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지역에 뿌리를 튼튼하게 박지 않으면 오래 못하게 되어 있어요. 잠깐은 돈을 벌 수 있어요. 그러나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키우고 하려면 우리가 하는 사업은 정말 지역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박고 지역 주민들의 응원을 받고 그 속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할 때, 우리는 할 수가 있는 거예요. 우리는 결정을 했어요. 무슨 결정을 했냐면 ‘우리는 원가에 팔겠습니다.’ 근데 원가라고 하는 게 사료 공장하고는 달라서 실제로 언제 어디서 생각도 못 했던 손실이 발생할지 몰라요. 어느 정도 수익이 나야 합니다.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닙니다. 수익을 남겨야 합니다. 이 사업은 배당을 해주지 않습니다. 배당하지 않기로 하고 일정 이상 수익을 나게 하고 어느 정도 수익이 생기면 그것을 지역에 환원합니다.
그리고 법인이 하는 사업이 조합원이 성공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인들은 그것을 이해를 잘못해요. 저희한테 와서는 그걸 어떻게 결정했냐고 그래요. 아니 우리가 뭐 공산주의도 아닌데 지극히 정상적인 개념을 우리가 너무 자본주의 속에서만 살아서, 그래서 이렇게 경쟁하고 하는 것이 아주 정상적인 것처럼 생각하는 거예요. 같이 협동하고 같이 나누고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거예요. 이 사람들이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결정하고 한 것을 다른 사람들한테 다 얘기해줘요.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어요. 가서 결정을 보세요. 저한테 얘기 듣고 간 사람은 많은 거 같아요. 하지만 사람들을 모아놓고 얘기를 하면 부정적이고 맨날 실망만 얻게 되지요. 결국 우리 사업을 보고 가서 다시 사업을 했는데 다 망했어요. 그리고 연락이 와요. 속이 상해서 가서 보고 ‘이렇게 하면 잘 안됩니다. 못 바꿔요. 사실은 별것도 아닌 욕심 때문에 그런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제가 50대 중반이 넘었는데, 예전 같으면 이 나이 되는 동네 어른들은 농사를 안 했어요. 자식들이 했지. 일손을 놓을 나이가 됐다는 거예요. 요즘은 제가 동네 젊은 축에 속해요. 그런데 따지고 보면 실제로 우리 나이만 되면 이제는 욕심을 부릴 이유가 전혀 없는 거예요. 그냥 함께 살아가고 지역에서 좋은 일을 해서 지역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하면 그 이상 더 좋은 게 어디 있습니까. 이래야 되는데 대부분 50~60대 축산 하는 사람들, 농업인들 여전히 욕심을 못 내려놓아요. 어떻게 하면 크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생각하다 망해요.
그런데 실제로는 이러한 생산지에서 하는 사업들이 성공하는 데 있어서 제가 판단하기에 가장 첫 번째는 얼마나 착하게 운영을 해서 지역 사람들에게 신임을 얻느냐. 그것이 저는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조합원들에게 이런 얘기도 했어요. 사랑마을이 장사가 잘 안돼서 망한다 그러면 지역 사람들이 돈이라도 걷어줄 거예요. 그러면 안 망해요. 망할 수가 없어요.
저는 대표를 한 지 10년인데 더 안 한다고 했어요. 사업하기 전에 준비부터 다 하면 10년인데 난 이제 그만 하고 다른 사람을 시켜라. 항상 그런 말을 해요. 이 대표직을 제가 잘해서 하는 게 아니에요. 그런 구조 속에서 그게 되는 것인데 우리 조합원들은 제가 해서 된 건 줄 알아요. 사실 그건 아닙니다. 원칙을 다시 세우고 그 원칙을 변함없이 지켜 나갔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좋은 이미지의 회사로 비치는데 그렇게 된 것은 우리가 원래 선량한 것이 아니라 생산지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이었지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못 살기 때문에 그렇게 운영을 했고, 나름대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할 수 있는 회사가 되었어요.
지역사회가 우리를 보고 우리처럼 하려고 하는 곳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농협·축협도 저희 때문에 많이 바뀌었어요. 몇 안 되는 축산 농가들이 이렇게 하는데 당신들 뭐하냐 하니까 한계는 있겠지만 저희를 따라 하려고 해요.
지역에서 이런 사업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함께 하면서 노력하고, 또 먹고사는 것이 유지가 되어 행복하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다 싶어요.
어떻게 보면 서비스업이잖아요. 끊임없이 개발하지 않으면 한계가 와요.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주기 위한 사업들을 해야 합니다. 또 지역의 젊은이들이 저희 회사에 많이 취업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 20, 30대가 저희 회사에 취업을 하고 있습니다.
Q: 다시 고향인 홍천으로 내려오신 동기와 그동안 사업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일과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저는 원래 축산업이 꿈이었어요. 대학 가서 공부는 안 하고 데모만 하다가 졸업도 못했어요. 노동운동을 하러 광산에 갔었어요. 파업하다가 이제는 취업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축산 하러 왔습니다. 다른 거 할 마음도 없었고 다른 거 할 게 없었어요. 남들은 농사짓고 축산 하는 것이 힘들어서 어떻게 하냐고 하는데 저는 재미있어요. 사실 힘든 고비는 없었어요. 제가 힘든 것은 혼자 할 때 힘듭니다. 그런데 같이 모여서 하면 못할 게 없어요. 의기투합해서 조직을 만들었다가 망가지는 사례가 참으로 많아요. 그 이유가 욕심 때문에 그래요. 그런데 일 자체가 좋고 봉사하고 자기 삶이라 생각하면 별로 힘든 일이 없어요.
사업하면서 힘든 고비는 없었는데 가슴 아픈 경험은 있었어요. 함께 해야 하는데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들 볼 때 가슴이 아프죠.
앞으로 할 일은 자식이 축산을 하게 만드는 거예요. 농민은 정년이 없어요. 아들이 와서 축산을 하지 않으면 80세까지 축산을 하게 되는 거예요.
사업은 꿈이라기보다 생활이라고 봐요. 사람들 만나고 조직생활은 생활이고, 저는 항상 조직 일을 먼저 해요. 이게 원래 정상이었어요. 내 일이 있고, 농사일이 있고, 마을 일이 있으면 뭐가 우선순위입니까? 당연히 마을 일이 우선이에요. 그다음에 농사일하고, 마지막으로 내 일 하는 거예요. 원래 우선순위가 이랬는데 지금은 바뀌었죠. 지극히 정상적이고, 그런 사람들이 정말 잘 사는 사람들인데 요즘은 자기 일 만해서 잘 사는 사람이 잘 사는 것처럼 인식이 되었어요.
제가 한 가지 물어볼게요. 먹는 것과 관련된 속담 무엇이 있어요?
“먹다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웃음)
수 없이 많죠. 우리가 농경사회여서 먹는 것과 관련된 속담이 무궁무진하게 많아요. 그 속담들을 잘 들어보면 살아가는 지혜들이 참 많죠. 그중 하나를 보면, ‘사흘 굶으면 남의 집 담을 넘는다.’ 그만큼 먹는 것이 중요해요. 먹는 걸 타박하고 편식하게 되고…….
먹는 것에 대한 속담들이 참 많은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이런 속담들을 많이 얘기해주면 그러지 않을 거예요. 먹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지 알게 될 거예요.
대부분의 어른들이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없잖아요. 맨날 공부만 하라고 하지 먹는 게 왜 중요한지,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옛날에는 밥상머리 교육을 받잖아요.
요즘에는 공부를 잘하라고 하잖아요? 경쟁에서 이기라는 거죠. 경쟁보다 협동이 훨씬 더 중요한데 잘 안 가르쳐줘요. 학생들 잘못도 아니고, 부모님 잘못도 아니에요.
아이들한테 열심히 공부해서 경쟁에서 이기라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면 부자가 돼야지만 행복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부자가 되지 않고 행복한 사람들이 참 많아요.
부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거 자체가 성경에서 얘기하듯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거처럼 어려워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가르쳐야 하는데 자꾸만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것인가를 가르치니 힘들어요.
Q: 저는 홍천에서 나서 자라다 외지에 나갔다가 작년에 돌아와 농업을 하고 있어요.
씨를 뿌려서 거두는 경종과 축산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실제로 농업의 중심은 경종 농업이죠. 곡물을 생산하는 게 주입니다. 하지만 땅의 문제, 인건비의 문제 이런 부분들 때문에 쌀을 제외한 곡물들이 경쟁력이 없다 보니 망가져 가고 있어요.
신선농산물들을 수입하기 어려우니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하지만 청년 농부들이 별로 없으니 외국인 근로 노동자들이 하고 있어요.
먹는 것은 변동이 없어요. 농사가 잘 됐다고 해서 많이 먹고, 안 됐다고 적게 먹는 게 아니에요.
국가가 나서서 먹거리가 부족할 때를 대비해서 저장하고 대비해야 되고, 이것을 통제하고 하는 시스템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잘 이뤄져야 해요. 그래서 곡물이 됐건 나머지 농산물들도 정부에서 일정 정도 생산과 소비를 통제해 줘야 해요. 그게 안 되면 과잉 생산돼 농작물을 갈아엎죠. 정상적인 국가면 그 양파를 수매해야 되는 거죠. 적절하게 저장해야 되고, 가공하기도 하고 그것을 갈아엎을 게 아니라 활용해야 해요. 활용이 안 되면 먹거리가 부족한 아프리카에 보내던지, 북한에 보내던지 먹거리는 얼마든지 쓸 수가 있어요. 근데 그게 잘 안되다 보니까 일반적인(곡물) 경종 농업도 외국 농산물과 경쟁하기엔 한계도 있습니다. 그러면 국내에서 소비해야 하는 신선채소나 과일을 생산하게 된 거예요.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과잉 생산하게 되는 건데 개인이 해결하기에 대단히 어렵습니다.
청년들이 와서 농사짓는 게 굉장히 소중한 일이에요. 그래서 정책적으로 그런 분들을 지원해주고 농산물을 제 값 받고 판매하고 적절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매하고 판매해줘야 해요. 생산까지는 지원을 해주는데 그다음을 안 해요.
본인이 농사짓는 것을 본인이 결정해서 생산했으니 가격이 높고 낮은 것의 책임은 다 본인 책임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생산에서 가격은 낮아질 수 있어요. 가격을 지지해 줘야 하고, 그것을 사회가 해야 돼요. 그리고 국가가 예산을 들여서 하는 것이 맞는 거고요.
지금은 축산하고 경종하고 다른데 경종에 대해서 제가 왈가왈부가 하는 게 적절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와서 한다고 할 때는 자금을 지원해주고, 기술만 지원 해는 차원이 아니라 수확물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책임도 같이 해줘야 해요.
Q: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라는 말도 있는데 협동조합 내에 건강한 경쟁이 없다면 사람이다 보니 품질관리에 좀 소홀해질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런 건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A: 저희는 인센티브를 별도로 줘요. 예를 들면 소를 얼마나 잘 키웠는지 등급을 줘요. 등급이 높아질수록 많은 인센티브를 줘요.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품질관리 차원에서 당연히 해야 해요.
소비자의 입맛에 맞지 않고서는 소비되지 않아요. 농산물도 마찬가지예요. 좀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국가가 농산물의 먹거리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지, 품질을 관리하지 않은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어디서 수매를 하든 당연히 품질에 맞는 적절하게 지원을 해줘야 해요.
Q: 홍천에 농업고등학교가 있는데 졸업하는 학생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할 텐데 학생들에게 필요한 조언 해주실 수 있나요?
A: 농업고등학교 다니는 게 아주 자랑스럽지 않을 수 있어요. 요즘 아이들은 인문계고등학교 가서 대학 가는 게 목표죠. 하지만 10여 년 후가 되면 달라질 거 같아요.
농업은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미지의 세계예요. 무궁무진하죠. 농업은 생명산업이라고 얘기하죠. 농산물은 전부 생명이 있죠. 무궁무진하게 창출될 수 있는 분야는 농업밖에 남아있지 않은 거예요.
농업고등학교가 아직은 농업을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향후에는 생명산업이고 바이오산업이기에 사람이 연구하지 못한 수없이 많은 물질들이 농산물 속에 자연 속에 있어요. 홍천에 농업고등학교가 있기 때문에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많아요. 다른 인문계고등학교와 농업고등학교는 전혀 달라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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