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이용실에 들어가는데 왜 어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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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이용실에 들어가는데 왜 어색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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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께평화 2015. 4. 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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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찾은 이발소

 

참으로 오랫만에.. 오랫만에 이발소를 이용하였다.

 

결혼하면서 변화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발소 대신 미용실을 이용한 것이다.

남자가 이발소 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발소보다는 미용실을 줄기차게 이용한 것이다.

처음에는 아내에 이끌리어 가게 되었고.. 이발소 보다는 가격면에서도 좀더 저렴했던 것 같아 이용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세간의 이발소에 대한 편견도 있었고.. 그리고 나이드신 이발사가 머리를 만져주는 것보다는 아가씨 같은 아줌마가 머리를 만져주는게 ㅎㅎ 이발소에서보다도 세련미도 더 낫다는 생각에... 이발소를 끊고 미용실을 이용하였던 것이다.

 

 

20여년만에 이발소에 다시 발을 들여 놓기가 여간 어색할수가 없었다.

마치 처음 여성들이 들끓고 있는 미용실을 찾았을 때 보다 더 어색하고 낯설게 여겨졌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자주가던 미용실이 폐업을 하면서 큰맘먹고 집 근처 골목 코너에 자리잡은 작은 이발소에 발을 들여 놓았다.

불투명한 썬팅지로 되어 있어서 자주 지나다니면서도 전혀 안에 들어가볼 생각조차 않했던 이발소이다.

 

이발소를 찾으려고 하니 '삼색등'이발소 표시등이 눈에 띠었다.

문을 조심히 삐죽 열고 들어가니 하얀 까운을 입은 어르신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처음보는 얼굴인데, 처음 오셨나요?"고 물으신다.

 

좁은 이발소였지만 이곳에서 17년동안이나 운영하고 계시다고 한다.

숙달된 가위질로 앞, 옆, 뒷머리를 자르시고 난후 의자에 누이시고 면도까지 해 주신다.

수염을 깍아 나가는 면도날 소리가 불안하고 무섭기도 하다.  한 평생의 이발 경력을 가지신  노 이발사를 신뢰하고나니 20년만의 이발소를 찾은 발걸음에 묻어있는 초조심과 긴장감 그리고 경계심을 자연스레 해제되어 버린다.

얼굴에 묻혀 있는 비누 거품사이로 부드럽게 삐죽 튀어나온 수염이 잘리는 소리가 너무 정겹게 들린다. 집에서도 전기면도기를 사용하다보니 전혀 들을 수 없는 수염잘리는 소리.. 참 재밌다.

면도뒤에 자리를 옮겨 팔을 가슴에 모으고 머리를 세면대에 숙이고서는 머리를 감는 때에도 노 이발사의 손은 너무 부드럽고 느낌이 좋다.

 

 

이발소

 

이발소...

어릴때에 이발소를 드나들면서도 궁금하였던 몇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표시등, 그리고 병원도 아닌데 이발사는 늘 하얀 까운을 입고 있는 것이 그 궁금한 의문이었다.

 

이발소를 나타내는 삼색등은 '응급실'을 나타내는 상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고대시대를 거치면서 중세까지도 이발소가 병원을 겸하였으며, 기원전 1600년전 이발사는 외과의사를 겸했다고 한다.
바로 이발소에서 사용하는 면도칼이 수술도구로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응급실로 사용되다보니 따라서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응급실의 역할을 하던 이발소의 위치가 눈에 잘 뜨이도록 표시를 하였음은 당연했던 것 같다.. 따라서 이발소를 상징하는 표시등도 그에 따른 의미를 담고 있다. 표시등에는 동맥을 의미하는 빨강색, 그리고 정맥을 뜻하는 파랑색, 그리고 나머지 붕대를 의미하는 흰색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원통형의 삼색등이 만들어진 것은 1540년경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파리의 이발사겸 외과의사였던 '메야나킬'이란 사람이 고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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