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단둘여행(10)
산청을 출발하여 통영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가는 가을비가 가는길을 적셨다. 비를 맞으며 통영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고서는 시내로 진입하였다.
통영에는 처음이다.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다.
점심전이라 먼저 중앙시장 건너편 주차장에 주차를 시켜놓고 네비게이션에서 주변 식당을 검색하였다. 요즘 네비게이션의 기능이 참좋다는 생각을 한다. 나같은 길치와 그리고 미식가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상태에서 주는대로 잘 먹기만 한 나로서는 별 걱정없이 추천하는대로 따르면 되니 여간 편할 수 없다.
주변검색에서 보니 '통영맛집'이 제일 위에 뜬다.. 인터넷으로 블로그 검색을 해봐도 '통영맛집'을 추천하는 것 같아 찾아 갔다. 한정식으로 거하게 점심을 먹고 중앙시장을 거쳐 주변을 돌아다녔다.
남망산조각공원
통영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남망산조각공원에 올랐다. 얕으마한 동산같기도 하다. 관광지도를 펴보니 눈에 띈 곳이 바로 이곳이기에 찾은 곳이다. 이 곳에는 헤수수, 라파엘 소토, 장 피에르 에이노, 대니 카라반 등 세계 유명 조각가 15명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입구쪽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정의비'가 서있었다. 마음이 짠하다. 아직도 일본의 반성없는 형태를 보면 여간 화가 나지 않지만...
동피랑 변화마을
조각공원에서 내려와 중앙시장 뒤쪽편에 있는 동피랑벽화마을로 이동하였다. 가파르고 좁다란 일방통행로를 따라 올라가야 했다. '동피랑'이란 이름은 '동쪽벼랑'이라는 뜻에서 생겨 났다고 한다. 먼 일제 강점기부터 통영항과 중앙시장에서 일하기 위해 외지에서 온 서민들이 이곳에다가 터전을 마련하면서 생긴 동네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한때 이순신 장군이 설치한 통제영의 '동포루'가 있었다. 통영시가 낙후된 이 마을을 철거하고 동포로를 복원하고 공원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이 지역을 철거하기보다는 지역의 역사와 서민들의 삶이 있는 스며든 특성화된 골목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의견들이 모아져 지금의 동피랑 벽화마을로 탄생되었다고 한다.
지금이야 통영의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사실 여기 오기까지는 이곳이 그렇게 유명한지는 몰랐다. 그런데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오면서 이곳이 통영의 유명한 장소임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여느 마을벽화는 한번 그리고 방치하고 마는데, 이곳은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는 듯 싶었다. 하긴 마을중턱에 보니 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였다. 좀더 자세한 것을 묻고는 싶었지만 문이 잠겨 있어 소상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안타깝기는 하였지만....
동피랑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서도 마을 주민들과 연계한 까페 등이 형성되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청마문학관
청마 유치환(靑馬 柳致環) 시인(1908~1967)의 문학정신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한 청마문학관에 들렀다. 청마는 한국 근대 시문학사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원래 청마의 생가는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이지만 생가 부지에 복원하는 것이 어려워 지금의 위치에 생가와 문학관을 개관하게 되었다고 한다.
입장권을 끊고 전시관에 들어서니 청마의 삶을 조명하는 '청마의 생애'편과 생명 추구의 시작을 감상하고 작품의 변천, 평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청마의 작품 세계'편, 청마가 사용하던 유품들과 청마관련 평론, 서적 논문을 정리한 '청마의 발자취'편, '시 감상코너'편으로 전시 구성되어 있었다. 또한 청마의 유품과 각종 문헌자료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문학관 윗쪽으로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청마의 생가 초가집이 있다.
이순신공원
청마문학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이순신공원이다. 주차장도 잘 되어 있고 공원으로 올라가는 좁다라느 메타세쿼이어 길이 너무 예쁘다. 공원입구에 서있는 높이 17.3m의 이순신장군의 동상이 한산도 앞바다를 장엄하게 지켜서 있다.
최근 이순신 장군을 다룬 '명량'영화 때문인지 더 많은 사람들이 장군의 활약상을 기록한 소개판을 눈여겨 보고 있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공원 곳곳에 목재 테크로 연결되어 있는 산책로와 잔디밭 언덕을 따라 오솔길이 잘 갖춰져 있다.
관광객들중 나이가 들어보이는 한분이 셀커봉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제대로 잘 활용을 못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타이머를 맞춘뒤 셀카봉을 이용하면 될 것을 팔을 뻗어 셔터를 누르려는 모습이.... 조심스레 타이머 맞추는 방법 등을 알려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신다...^^
오후내내 흐린날씨가 이어졌지만 공원에 들어서자 마자 날이 개이고 따뜻한 가을 햇살을 받을 수 있어 아내와 함께 바다를 내려다 보며 한참을 앉았다.
해저터널
통영의 또하나의 명소로 알려진 해저터널을 찾아 갔다. 그러고보면 통영에 가볼만하고 체험할 곳들이 제법 많다.
해저터널은 일제시대때 만들어졌다. 1931년에 착공하여 1932년까지 1년 4개월에 걸쳐 만들어진 동양최초의 해저터널이다. 길이483m,너비5m,높이3.5m의 규모로 운하 양쪽 바다를 막고 바다 밑을 파서 콘크리트 터널을 만든 다음에 다시 물을 통하게 하여 만들었다. 해저터널 '용문달양 (龍門達陽)'이라는 글귀가 씌어져 있는 입구를 통과하면 미륵도와 연결된다.
당시에는 차들과 사람들이 오고갈 수 있었던 용도였지만 지금은 차는 통행하지 못하고 사람만 다닐 수 있다.
본래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에 의해서 많은 왜구들이 수장을 당한 곳이어서 일본인들이 바다를 파 버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오후내내 통영을 훑으면서 점차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좀더 돌아볼 여력이 없이 날이 어두어졌다.
아내와 얘기하여 거제가 그리 멀지 않으니 거제로 넘어가서 숙박을 정하기로 하였다.
통영의 맛... 거북선 꿀빵을 사갖고 다니며 맛을 본다... 맛좋다~~
동피랑벽화마을
청마 유치환의 복원된 생가
이순신공원...한산도앞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해저터널..
거제로 넘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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