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종합 예술..'경극'을 만나다.

영화 '패왕별희'를 통해 보았던 '중국 경극'을 직접 관람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곳에서 중국말을 지도해줬던 자원봉사자가 국경절기간동안에 함께 가자고 하여 표를 이미 예매를 해두었다.

특히 이 날은 자원봉사자와 마지막 만나는 날이었다. 

낮에 미리 만나서 함께 식사하고 거리구경도 하고.. 

저녁 식사후 인민광장 근처 푸주루(福州路)에 위치한 상하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오페라 전용극장인 '티엔찬경극극장(Yifu theater, 天蟾京剧场)'으로 갔다. 

 

중국의 종합예술...경극(京剧)

경극은 극본문학과 연기예술, 그리고 무대미술과 음악 등이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종합예술이다.

경극을 이루는 창(唱,노래), 염(念,대사),주(做,동작, 춤), 타(打,무술, 재주부리기) 등을 '경극의 4대 요소'라고 하며,

또한 경극에 등장하는 인물의 종류를 '항당'이라고 한다고 한다. 

항당에는 생,단,정,축 으로 나누어 지는데 '생, 정, 축'은 남자 역할을 말하며, '단'은 여자 역할이라고 한다. 

 

저녁 7시 10분정도에 공연장에 도착하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좌석에 자리하고 있었고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경극에 관한 전시물을 구경하기도 하고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대부분 나이가 든 사람들이 많았다.

하기사 우리 나라도 판소리나 민요 등 전통 음악부분에 젊은이들의 관심이 적은 것과 같겠지만...

오히려 나같이 공연을 보아도 그 내용이나 뜻을 제대로 이해못할 외국인들이 눈에 더러 띄었다.

그저 중국에 왔으니 한번 기념으로 체험해보겠다는 뜻일게다..

요란하고 소란스러운 타악기 소리가 꽤갱깽깽 그리고 띠잉 띵하며 현악기 소리가 함께 어울어지며 연주가 시작되자, 

무대막이 스르르 좌우로 열리고 무대 뒷편에서 노래하며 등장하는 연기자에게 핀조명이 비춰진다.

도서나 영상을 통해서만 보던 화려한 분장을 한 경극 연기자의 모습을 직접보니 과히 예술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짙은 분장을 위해서 연기자들은 얼마나 정성들였을까?

또한 분장보다 더 놀라운 것은 연기자들의 가성으로만 가능할 것 같은 고음들의 노래, 그리고 그들의 손과 눈, 발걸음까지도 섬세하게 연기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특히나 그들의 한 동작 한 동작 연기와 더불어 어쩌면 그렇게도 기가막히게 직접 연주하는 악기들이 딱딱 맞아 떨이지는 것 이 여간 신기하였다.

중국말이 서툴고 아직도 뭐가 뭔지 잘 모르는 나이지만 그들이 한 분장의 모습과 의상, 표현 동작을 통하여 눈치껏 내용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하긴 현지인들도 그냥 공연만으로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없기에 무대 양쪽편에 관람객들을 위한 대사가 비춰준다.

경극 연기자들의 노래솜씨며, 정확한 대사와 연기, 그리고 암기력... 참 대단한 것 같다.

정말 완벽한 공연을 위하여 철저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한 그들이 대단함을 느낀다.

그러한 것에 감사하고 공감을 하려는 듯 공연 중간 중간 연기자들의 빠른 대사 읊조림이나 멋진 연기가 나올때면 어김없이 객석에서 '하오! 하오!'하며 추임새를 넣고, 아낌없는 박수들이 보낸다.

어찌보면 연기의 흐름을 방해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연기자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격려와 응원의 힘이 될 수도 있겠다 싶다. 음악연주장에서는 언제 박수를 칠지 몰라 주저주저하곤 하는데 경극에서는 연기자들과 함께 공감하면서 자유롭게 감정과 느낌따라 박수를 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경극을 직접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지만 중국의 문화의 진수를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요란하고 소란스런 반주소리를 이제는 다정다감하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Yifu Theater 경극전용극장

 

 

극장 내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