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2월...
작년에 학교 근처를 잠시 지나쳤었는데...
이날은 일부러 교문을 지나 학교안으로 들어 가보았습니다.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영화의 한 필름처럼 중학교 시절때의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이야 아이들이 별로 없는 탓인지 새로지은 건물 한동만 남아있지만 그 시절에는 3동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래도 학교가 넓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떻게 이 조그만한 땅에 건물이 세동씩이나 있었는지...
헐린 건물 자리에 그 좁았던 운동장이 조금더 넓어진 듯하고 그 자리에 인조잔디가 깔려 있습니다..
그나마 변하지 않은 것은 한국전쟁당시 학도병으로 참여했던 선배들을 기리는 충열탑이 여전히 몇 수십년째 서있습니다. 또한 학교옆으로 흐르는 검정색 강물은 조금 깨끗해진 색깔로 변한채 유유히 흘렀습니다.
그 시절...
친구들과 쉬는시간 떠들던 모습들이며,
점심시간 그 좁은 공간에서 공을 차던 모습들도..
때때로 혼자 생각에 잠기던 나의 고독한 모습들도 떠오릅니다.
여름철 퇴비를 짊어지고 나르던 모습도
그리고 졸업식때의 모습도 아련히 떠올랐습니다.
.....
등교할때 집이 계산동이기에 황지에서 내려오는 버스를 타야 했습니다.
등교하는 학생들을 가득실은 버스를 타자면 아침부터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그 시절 버스 안내양도 있었는데...
미어터지는 버스에 학생들을 집어넣으려 온작 힘을 쓰며 오라이~ 하던 안내양의 모습도 예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나마 버스가 서주면 다행이었지만...
아침부터 전쟁터 방불케한 버스보다는 도보나 자전거를 타고 중학교를 다녔습니다.
집에서 빨리 걸으면 1시간여 걸립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학교에 도착하기 위하여 문화동 뒷산을 넘거나 장성천을 따라 산비탈로 걸어 다니기도 하였었는데..
아침에 조금이라도 늦을때면 교문앞에서 기다리는 학생부 선생님과 선도부 학생들이 얼차례를 주던 기억도 납니다.
나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때까지 무결석, 무지각... 모범생이었기에 얼차례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교문 다리에서 저 멀리 '비와야폭포' 를 바라다 보았습니다.
비가 와야지만 흐르는 '비와야폭포'...
전날부터 종일 비가 와서인지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떨어지는 폭포수가 생기가 넘쳐나고 반갑게 맞아 주는 듯 팔을 벌리고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학교 옆쪽으로 우뚝 서있는 독수리 모양의 바위산을 올라다 보았습니다.
아침 조회시간에 그 바위산을 늘 바라보며 어른이 되고픈 생각과 독수리처럼 힘차게 날아오를 생각을 많이 하였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그 자리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지금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시절이 아름답고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그 시절 그 친구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금은 사십 중반의 어른으로 성장하여 있을 그 친구들...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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