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의 행복한 단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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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의 행복한 단둘여행

평화/여행

by 함께평화 2011. 5. 17.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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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결혼후 아내와 단둘 여행한 적이 별로 아니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당일치기로 다녀온 적은 더러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여행도 여러번 갔었지요..
그러나 아내와 단둘이서 함께 여행이라고 하면서 갔던것은 신혼여행, 그리고 이번...
괜시리 아내에게 미안해지네요..

그동안 몇번 아내와 단둘여행을 하려는 시도는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을 떼어놓고 단둘만 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제 큰애가 중학3학년이고, 둘째가 중학1학년생이니 떼어놓고서는
둘만 얼마든지 갈 수 있겠다 싶어 올해만 몇번 시도 하였습니다.

2월 마지막날...3.1절이 뒤에 있던 날..
당초 1박 2일 일정을 잡고 아이들에게도 승낙(?)을 받고 집을 나섰지만 결국은 밤 늦게 다시 집으로 와버렸습니다.
왠지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과감히 떠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번의 시도는 계획은 나름대로 세워 놓았지만 이런저런 일이 갑자기 생기거나 아니며 아내와 휴가를 맞추질 못해서...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공교롭게도 아내와 휴가를 함께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행갈 계획은 당초 세우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월요일이었기에 아이들 학교보내야 하고...

일요일,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다녀온뒤 저녁때 갑자기 아내에게 여행가자며 카메라와 몇가지 짐을 챙겼습니다.
아내가 조금 당황하기는 하였지만...
아이들에게도 월요일 학교가는 날이지만 너희들끼리 아침밥 해먹고 학교 잘 다녀오라며...
큰애에게 몇가지 당부하고 둘째에게도 이러저런 해야할 일들을 일러두고...
아이들도 이제는 어린아이가 아니니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합니다.
큰애는 더 기막힌 말을 하더군요..
"두분 찐한 밤, 행복한 여행되세요 ㅎㅎ"
조금 서운하기는 하였어도 그래도 아이들을 믿고 집을 떠났습니다...

바닷가가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강릉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일요일 저녁이라 내려가는 차도 별로 없었습니다. 
아내와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여느때 처럼 차를 빨리 몰 필요도 없었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아내로부터 속도줄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밤 늦게 강릉에 도착하여 밤바다를 보면서 파도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숙박지를 정하였습니다.
사람이 빠지는 날이라 그런지 가격도 저렴하였습니다.

아침일찍 해돋이를 보고 싶었는데...
아침해가 조금 떠있는 상태에서 깨었습니다.

초당두부마을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바닷가에 차를 세워둔채 송정해수욕장에서 솔밭길을 따라 안목해수욕장까지 걸었습니다.
해변가에 아름다운 커피숍들이 줄지어 서있고,
예쁜 나무의자들이며, 파릇파릇 돗는 어린 소나무들이며,
때마침 외국인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파도타기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강릉에 살고있는 친형님처럼 모시는 목사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어제왔다는 이야기를 하면 필시 욕할것 같아 아침에 강릉에 도착했다고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시간되면 '테라로사'에서 커피나 한잔 하자고 하였습니다.
마침 강릉에서 원주로 일보러 가시는 중이었기에 처음에는 다음에 보자라고 하였는데
잠시뒤 전화를 걸어와 우리 부부때문에 그 일 취소하고..다시 차를 돌려 강릉으로 돌아오시고 계시다며 '테라로사'에서 보자고 하셨습니다.
얼마나 미안하고 고맙던지...


테라로사 커피점을 찾아 갔습니다.
강릉이 요즘 커피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테라로사'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네비게이션으로 찍고 찾아가는데 뭐... 이런 길로 가는지..
좁은 길따라 가다 마주친 차를 피하려고 뒤로 빽하고...
여하튼 테라로사 근처까지 찾아 갔는데 밖에서 볼때는 그저 그렇고 그런 모양이었습니다.
설마 이런 곳 까지 사람들이 찾아 올라고...

그러나 입구를 들어가면서 짙은 커피향이 베어 나오고, 입구 오른쪽편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구워내는 빵냄새가 커피향과 뒤섞여 군침을 흘리게 합니다.
테라로사 커피숍 내부에는 여러 커피 관련 기구들과 재료들이 분위기에 맞춰 놓여있고 바리스타와 직원들이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이미 목사님 부부가 좋은 자리를 차지한 후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점심때가 되어서인지 사람들이 제법 많이 찾아 왔습니다.
 
핸드드립한 커피를 시키고 빵을 시켰습니다.
우린 커피향을 맡으며, 커피얘기를 비롯하여 자녀들 이야기, 교회와 신앙 이야기 그리고 부부이야기로 이야기가 끊이질 않고 이어졌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하여 시내로 나왔습니다.
아내가 지난번 강릉에 왔을때 교동택지쪽에 있는 '쌈채'라는 곳에서 먹었던 월남쌈 샤브샤브...가 너무 맛있더라며 추천을 하였기에 찾아가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후 식당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목사님 부부와 또 이어지는 이야기를 한뒤
춘천으로 다시 돌아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있어 행복했다고, 그리고 당신과 함께한 여행.. 너무 좋았다고..."
아내도 그럽니다.
"나도..."

인생 반려자인 아내와 자주 여행을 해야겠습니다.
짧은 아내와의 단둘여행이었지만 그동안 살면서 이야기 나눈것 보다 더 큰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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