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의 아침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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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와의 아침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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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께평화 2011. 3. 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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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수련관에 일찍 도착하였습니다.
아들래미 학교 등교길에 차 태워 달라는 부탁을 받고 거절치 못하고 일찍 서둘렀기 때문입니다.

아들래미가 덩치는 작고 가방은 크고 걸어서 30분정도 걸리는게 마음은 걸렸습니다.
그 옛날 미어터지는 버스 탔던 기억이 있기에
아들래미가 버스에서 아침부터 진을 빼놓을까 걱정이 되어 차에 태워 함께 갔습니다.

학교에 내려다주고 기분좋은 인사를 받고 수련관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빨리 도착하였고 더군다나 문제는 수련관 키가 나에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다시 갔다오기도 뭐하고 직원들보고 일찍 나오라고 전화하는 것도 그렇고...

수련관 위치가 춘천이 봉의산 자락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기에 산책하기에는 참 좋은 환경을 갖췄습니다.
수련관 주변을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여기저기 나뒹구는 버려진 쓰레기들이 보입니다.
주차된 차로 돌아와 빈봉지를 꺼내어 너저분한 쓰레기들을 줍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쓰레기를 주어며 버려지게 된 상황도 그려보고, 쓰레기들과의 대화도 해 봅니다.

유독 담배꽁초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청소년들이 다 버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른들도 많이 오니까...

버려진 담배꽁초들이 가지각색입니다.
발에 짓눌려 형체도 없이 버려진 꽁초, 필터부분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꽁초, 제대로 다 피우지도 않은 꽁초...
크기도 길이도 굵기도 다른 꽁초들이 이야기를 건네는 듯 바라보고 있습니다. 

버려진 꽁초들의 형태를 보니 아마도 고독에 빠진 사람, 기분나쁜 일을 당한 사람, 마음이 울적한 사람, 하는 일이 안풀려 속상해 있는 사람, 그러고보니 호기심에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의 모습까지도 전해집니다..

별별 모습과 느낌들이 스쳐 갔고 버려진 꽁초들의 한숨이며 애닳은 이야기며 다양한 꽁초들의 이야기가 귓가에 스쳐 지나갑니다.
 
꽁초 뿐만 아니라 과자봉지며, 깨져있는 유리병, 종이조각, 신문지....
버려진 곳도 다양합니다.
버려진 쓰레기들과의 이야기를 나누며 버린 사람들의 성품이며, 인격이며 습관, 상황 등에 상상을 하였습니다..

이내 이마에 조금씩 땀방울이 맺힙니다.
덩달아 마음도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너저분하게 널려 있던 쓰레기들이 마치 알라딘의 마술 램프안으로 요정 지니가 쏘옥 들어가는 것처럼
비닐봉지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이제 추운 날씨속에 거리에서 나뒹굴지 말고 따스한 쓰레기통 집으로 돌려 보냅니다.
쓰레기들도 쓰레기집에서 머물수 있는 권리가 있지 않을까요?

마음이 깨끗해지고 밝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수련관에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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