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여수로 향했습니다.
여수YMCA 사무총장님께 미리 전화를 드려 여수에서 볼만한 관광지 등을 소개받았습니다.
여수에 도착하니 총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고 또한 오동도에 함께 가주셨습니다.
오동도는 여수시 동남단에 있는데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멀리서 볼 때 마치 오동잎처럼 보이고, 오동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다 하여 오동도라 불리운다고 합니다. 또한 신이대나무가 섬 전체에 자생하여 '죽도'라고도 불리기도 한답니다.
마침 도착하니 음악분수가 음악에 맞춰 다양한 모습으로 아름답게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초저녁이라 색깔조명 불빛이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좋은 구경거리였습니다.
오동도 산책길을 돌아 오동도를 빠져 나왔습니다.
게장백반
저녁식사는 그 유명한 '게장백반'을 먹었습니다. 사실 평상시 게장은 별로 좋아 하지 않았기에 여수에서 게장이 유명한지도 몰랐습니다. 게장은 발라먹기도 힘들고..
그래도 여수에 왔으니 지역 맛집 체험을 해보라는 권유에 먹게 되었는데 먹기를 참 잘했습니다.
단돈 6천원에 푸짐한 반찬과 게조림, 밥이 풍성히 나왔습니다. 밥이 너무 많아 이걸 다먹겠나 싶었는데...
평소 소식(?)하는 아들이 난생 처음으로 나보다도 밥을 먼저먹는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돌산공원
두번째로 간 곳은 '돌산공원'입니다.
여수의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바로 옆에는 장군도라는 섬도 보이구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돌산대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날씨가 무더워 삼삼오오 가족별로, 연인별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우리처럼 외지 관광객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돌산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낮에는 왠지 전체적으로 도심 아파트와 녹지 환경간의 생뚱맞는 듯한 분위기였는데.. 밤에는 달라보이는 것이 화장발이 놀랍기는 한가 봅니다.
여수에서의 1박
여수에서 1박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경치 좋은 곳에서 텐트를 치던지 아니면 차에서 잠을 자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워낙 날씨가 덥고하여 일단 시원한 샤워부터 하려는 마음에 아들과 서로 타협하여 여수시내에서 모텔을 찾아 들어 갔습니다.
아들과 첫번째 모텔 투숙입니다. 먼저 시원하게 샤워를 하여 땀을 씻어 냈습니다.
그후 짐정리를 대충하고서는 야식도 먹고 여수의 밤거리를 돌아볼 생각으로 돌아보았습니다.
모텔 바로 옆에는 이순신광장이 있었습니다. 여수앞바다를 바라보며 도심내 조형물과 야간조명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어딘가 조금은 어설퍼 보이기도 하고...
광장에서 바라보니 조명으로 비춰진 멋드러진 건물이 보여 찾아 갔습니다.
바로 국보 제304호 목조건축물인 진남관이었습니다.
전라좌수영의 객사로 사용되었던 이곳은 처음에는 진해루라는 이름으로 지어졌으나 정유재란이 끝날 무렵에 불타 없어지고 숙종 때 다시 지은 건물이 또한번 화마로 소실되었다가 숙종때 전라좌수사 이제면에 의해 지금의 건물이 지어졌다합니다. 진남(鎭南)이란 이름은 왜군을 진압한다하여 지어졌다 하네요. 조선, 일제시대에 학교로도 활용되기도 했답니다.
아쉽게도 너무 늦게 찾아가 '망해루'만 올라보고 그 위로는 문이 걸려있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은 빵과 우유로 떼우고 마산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중에 여수YMCA 간사님으로부터 마산은 별 볼게 없고 오히려 우포늪을 보라는 권유와 의령에 있는 쇠고기국밥을 꼭 먹어보라는 추천에 그렇게 일정을 잡았습니다.
먼저 점심을 의령에 있는 종로식당이라는 곳에서 쇠고기국밥집을 찾아가 국밥을 먹었습니다. 배가 고파서였는지는 몰라도 국밥이 입안에서 살살 녹듯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아들도 한그릇을 다 비웠습니다. 사람들이 맛집을 찾아 여행한다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허기를 채우고 다음으로 '창녕 우포늪'을 찾아갔습니다. 10차 람사르 총회의 공식 방문지였던 곳으로 국내 최대규모의 원시적 저층늪을 그대로 간직한 자연늪입니다. 멀리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우포늪을 바라보며 아들과 함께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개발이라는 명분아래 끊임없이 자연을 파괴하고 헤치는 인간의 모습들, 현재에도 4대강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벌어지고 있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아들래미가 시원한 바닷가를 보고 싶다기에 다음 장소는 부산 해운대로 정했습니다.
영화 '해운대'에 대한 이야기부터 부산으로 가는동안 아들래미와의 정다운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여름 막바지인듯 아직도 무더위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습니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바닷물로 뛰어 들어가 더위를 식히는 아들래미의 모습이 마냥 즐겁게 보입니다.
해수욕을 하고 해안 산책길을 따라 갔습니다. 끝자락에 2005년 APEC정상회담을 했던 장소인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있었습니다. 제작년에 한번 이곳을 방문한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해운대와 연결되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때 비가 엄첨왔었는데 이곳에 들어오니 비가 천정에서 뚝뚝 떨어지던데... 아들래미에게 리더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다음으로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남해안을 돌아 동해안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하루더 여행을 하려고 하였으나 아들래미가 며칠후면 개학을 하는데 아직 제대로 숙제도 못하였다기에 울산만 들려 막바로 춘천으로 가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울산에는 고향 선배가 살고 있습니다. 가끔 연락을 하는 사이였지만 서로 만난지 십여년을 훨씬 넘은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마치 어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것처럼 자연스러웠습니다.
마음은 여전히 10대이지만 겉모습은 중년을 향해 갑니다. 옆에 다 자란 자식들이 재미나게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 합니다...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며, 가족 얘기며, 주변 사람들 살아가는 얘기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래도 후배가 울산에 처음왔다고 맛난 회를 접대 받았습니다.
춘천으로 귀향
느즈막히 아들과 함께 여행을 정리하고 춘천으로 돌아 왔습니다. 울산에서 춘천까지는 4시간반여 시간이 걸렸습니다.
차안에서 아들이 아빠의 옛날얘기를 듣고 싶다고 하여 초딩때부터의 과거사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뻥을 섞어가며 하였습니다.
아들에게 처음으로 나의 어렸을때 이야기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재미는 없어도 잘 들어준 아들에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번 아들과 짧은 기간이었지만 단둘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아들에게도 평생 좋은 추억거리로 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상시 못했던 이야기들을 서로 주고 받고.... 여행은 부자지간을 친구지간으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한번도 서로 짜증내지 않고 때로는 손도 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아들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아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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