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찾아온 코로나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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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찾아온 코로나 확진

함께/생각나눔

by 함께평화 2022. 10. 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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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길 없었나.. 코로나 확진

토요일 아침, 어르신들과 소풍을 가기로 한 날입니다. 잠에서 깨었는데 목이 컬컬합니다. 밤새 방안이 너무 건조하여 아마도 목상태가 그런줄 알고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물도 마시고 목청을 가다듬어 봅니다. 세면후 간단히 식사를 하고난 후 소풍 준비를 하고 있는데 휴대폰 문자가 '띵동'하고 왔습니다. 전날 PCR검사 결과를 보건소에서 보내온 문자였습니다.

"귀하는 코로나19 검사결과 확진(양성 positive(+))으로 감염병예방법 제41조와 제 43조 등에 따른 격리 대상입니다...."

휴대폰에 적혀있는 문자를 보고 멘붕이 왔습니다. 내가 코로나 확진이라고? 아침에 목이 컬컬한 것외에는 어떠한 코로나 증상이 없었습니다. 목이 컬컬한 건 전에도 자주 그랬기에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어르신 관련 일을 하다보니 코로나 감염에 매사에 주의를 단단히 하였고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아 스스로도 슈퍼면역자라고 자부하며 살기에 코로나 확진은 매우 충격적인 상황였습니다. 못믿어 하면서 집에 있던 신속항원 자가키트를 꺼내 검사를 했는데 음성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에 아내도 신속항원에서는 음성이지만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격리한 적이 있습니다. 신속항원검사의 부정확성으로 인해 굳이 해야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쾌적한 가을날씨에 어르신들과 소풍을 가기로 약속한 당일날 이 무슨 벼락같은 일이 내게 임했는지 의아하고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아닐꺼야.. 잘못된 문자일거야.." 머릿속에 혼자말을 되내이면서 혹시나 보건소에서 잘못 검사를 했거나 문자를 잘 못 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확인을 하려고도 했습니다.

최근들어 코로나 감염이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워낙에 여기저기 감염경로도 모른체 확진되는 경우도 많고 감염자도 주변에 수두룩 하기에 조금 긴장이 느슨해진 것도 사실인데 직원 한 사람이 이틀전 코로나 확진이 되어 격리에 들어 갔기 때문에 안그래도 걱정을 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나보다는 어르신들과 가족들이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제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pcr검사를 했습니다. 다행히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안도했습니다. 다만 가족들은 함께 식사도 하고 성경도 같이 읽으며 저녁시간을 보냈기에 감염 걱정이 되었습니다. 특히 여태 코로나 감염이 안된 딸내미가 일년여 공무원 시험준비 끝에 합격하여 다음주 화요일, 10월 4일날 첫 출근을 하는데 자칫 감염이라도 된다면 출근도 못할 수도 있겠다 싶어 이만저만 걱정이 되는게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전혀 차도없는 칼칼한 목상태나 점점 몸살 기운이 온 몸으로 퍼짐에 따라 코로나 확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풍을 취소하는 등 시급히 일정 조정과 대처를 하고 막바로 자가격리에 들어 갔습니다.




10월1일 (토) / 격리 1일차

주간보호센터를 오픈한지 만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주간보호센터 운영 승인 날짜는 10월1일이지만 개소식은 10월 16일에 하고 운영을 해오면서 지금까지 제대로 쉬지도 않으면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숨가쁘게 보냈습니다. 아직 정원에 한참 미치지 않는 어르신을 섬기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하여 매일매일 긴장과 주의를 놓치지 않고 지금껏 보냈습니다. 설날이후 어르신중 한 분이 첫 코로나 감염으로 인하여 직원들과 어르신들에게도 감염되어 센터를 휴관한 적도 있었고, 그 이후에도 직원들과 어르신들이 감염되어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었습니다. 감염된 어르신중에는 그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안좋아져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가신 분도 계시기에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에 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혹여라도 내가 코로나 감염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하고 생각해 봤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확진이 되면 센터운영은 전면 스톱이 될 것입니다. 센터장이지만 운전도 하고 프로그램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아들이 차량운전 보조를 해주어 그나마 센터 운영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가 코로나 확진되어 자가격리 중이고 나마저 확진이 되어 빠진다면 정상운영이 쉽지 않지만 논의 끝에 정상 운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힘들겠지만 남은 직원들이 운전과 프로그램을 대체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자가격리들어 갑니다.

일주일간 격리되어 지낼 3평 남짓한 안방으로 사용할 물건들을 갖고 들어와 앉았습니다.창문밖으로 황금벌판으로 변한 논들이 보이고 대룡산과 금병산을 사이에 둔 원창고개가 보입니다. 목은 여전히 컬컬하고 쉰듯한 목소리에 가래가 있고 이내 기침이 끊이질 않습니다. 마음에서 코로나 확진을 받아들이는 순간 몸도 쉽게 반응을 하는 듯 합니다.

일주일간 격리되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머리에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갖고 들어온 노트북에 하나하나 적어 봅니다. 물론 코로나로 부터 쾌유하는게 급선무겠지만 그래도 이 기간을 쉼을 누리면서 몸과 마음의 충전과 다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몇가지 목록들을 적었습니다.

- 일주일내내 수염 깍지 않기(매일매일 수염깍는 것으로부터 자유)

- 말씀보며 묵상하기(일주일전부터 삶공부를 시작했는데 읽어야할 교재와 과제 하기, 말씀보기)

- 독서하기(그동안 찜해 두고 읽지 못했던 도서들을 몰아 읽기)

- 몸,마음 단련하기(호흡법, 스트레칭 등 특히 최근들어 족저근막염때문에 걷는게 불편했는데 기간동안 휴식과 치료해보기)

- 다이어트하기(식탐이 많지만 격리기간에 코로나로 인하여 밥맛이 떨어져 식사와 간식을 줄이고 다이어트 절호의기회가 되기를...)

격리 일주일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겠지만 어쨋든 나름 실천목록들을 잘 달성하기를 기대하며 실천해보고자 마음 먹고 다져봅니다.

여하튼..

격리 첫날은....

목기침이 심해지고 코가 막히면서 열이 좀 올라 감기약과 해열제를 먹었습니다. 몸살 난 것처럼 근육통도 있고 오한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하고 싶은 리스트를 미루거나 포기할 수 없어 하나하나 실천했습니다.

- 읽은 책(나이드는게 두렵지 않습니다 / 수상한 중고상점)



10월 2일(일) / 격리 2일차...

여전히 기침과 가래 끓음, 근육통이 심해짐(몸이 쇠약해지면서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혹은 작 느끼지 못했던 관절이나 허리 등의 문제가 도진줄 알았습니다.) 주일이라 인터넷으로 예배도 드리고..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고 몸살기운 때문에 온돌을 켜고 땀을 내며 쉬었습니다....

가족들은 pcr검사를 받으러 보건소에 다녀 왔습니다.

- 읽은 책(여행의 이유 / 나는 치매 할머니의 보호자 입니다 / 무릎 좀 펴고 삽시다)



10월 3일(월) / 격리 3일차

가족들의 pcr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행히 모두 음성이 나왔습니다. 내일부터 공무원 첫 출근할 딸내미가 여간 걱정이 아니었는데.. 특히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아내마저 양성이 나온다면 센터는 문을 닫아야할 상황였는데 음성으로 나와 너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침과 목상태가 조금 나아졌지만 근육통이 심하여 공과 폼롤러를 갖고 몸 곳곳을 마사지하고 스트레칭을 하였습니다.

- 읽은책(나는 치매 할머니의 보호자입니다/ 내 손으로 하는 지압,마사지 / 뇌는 늙지 않는다)



10월 4일(화) / 격리 4일차

센터의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pcr 검사를 했습니다. 감염병 취약 시설 종사자나 어르신들, 특히 시설내 확진자가 발생하면 의무적으로 pcr 전수 검사를 해야합니다. 센터에 다니고 계신 장모님이 결석을 했습니다. 몸살이 나서 오시지 못했던 것입니다. 코로나가 아니길 빌었습니다.

며칠째 깍지 않은 수염이 많이 자랐습니다. 거울을 보니 검은 수염보다도 흰 수염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50대중반을 넘어서면서 머리뿐만 아니라 수염도 여러 신체 부위도 변화되고 문제점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나이는 못 속이나 봅니다.

기침은 많이 나아졌고, 목소리도 정상적으로 되돌아 온 것 같습니다. 다만 근육통은 여전합니다. 계속하여 관련 자료를 찾아 보고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하여 풀고 있습니다.

- 읽은책(뇌는 늙지 않는다 / 허리좀 펴고 삽시다)



10월 5일(수) / 격리 5일차

우려했던 장모님께서 pcr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직원으로부터 나와 함께 감염되었다가 잠복기를 거치면서 지금에서야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비대면 병원 치료로 약처방을 받고 지인께 부탁하여 약을 갖다 드렸습니다. 장모님은 코로나인지는 몰랐지만 어제 몸살기처럼 호되게 아프셨다고 하는데 오늘은 많이 나아지셨습니다.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오히려 나를 걱정해 주시는 어머니께 감사할 뿐입니다.

- 읽은 책(호흡의 기술)


10월 6일(목) / 격리 6일차 ....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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