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오전 9시부터 5시간에 걸쳐 건축목공기능사 실기 시험을 치뤘습니다.
3월 첫주 건축목공을 배우러간 첫날, 기능사 시험신청 등록 마지막날이었습니다. 학원 관계자가 시험을 봐 보라는 말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어떨결에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속적으로 배웠거나 건축관련 일을 하던 분들이 같이 신청을 하면서 톱질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신청한다는 모습에 어림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던 생각이 납니다. 나보다 서너주 빨리 배웠던 분들중 기능사 시험등록을 했다가 며칠후 포기하기도 했는데 그때 마음이 조금 흔들리기는 했었습니다. 굳이 등록비용없애가며 합격 가능성도 없는 시험을 치룬다는 것이 무모하기는 했습니다. 더구나 실기 시험을 치루는 데 많은 장비를 준비해야 했는데 부담이 되기는 했습니다.
기능사자격 취득을 목적으로 목공을 배우러 간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목표를 두면 충실히 배울움에 임할 것 같았고, 배우는 과정의 평가라 생각하고 등록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포기안하고 시험까지 치뤘다는데에 스스로 잘했던 결정이라 믿고 있습니다. 목공배움과 동시에 자격 시험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도 되었구요.
건축목공기능사 시험음 일년에 두차례
건축목공기능사 자격 시험은 일년에 4월과 12월달 두차례 실시됩니다.
한옥이나 건축쪽에 전업을 하시는 분들중에서도 이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신청하신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시험장에 갔을때도 함께 참여했던 분들중 이런 분야에 계시는 분들이 대부분였던 것 같습니다. 그분들은 사업을 위하여 자격증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건축분야 기능사 시험중에 건축목공기능사가 제법 어려운 분야라고 들었습니다. 불합격되더라도 배운 시간도 짧고 자격 취득 목적이 아니었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갓 목공을 배운 나로서는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험전까지 공개문제인 '경사지붕 창'을 두 번정도 조립 해보았습니다.
시험 치시는 분들중 수십번도 더 연습을 하신 분들도 계시는데 연습할 공간도, 부재도, 장비도 제대로 없어 학원 갔을때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남들이 사용했던 짜투리 부재를 이용하여 부분적으로 연습을 했습니다.
그나마 현치도 그리기는 집에서 종이에다, 식탁위에다 그리고 그렸던 종이 위에 여러번 연습을 했습니다. 연습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현치도의 각 부재 수치가 외워졌습니다. 수치를 외우니 현치도 그리기는데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부재 가공 연습 보충은 유튜브를 보면서 순서와 과정을 익히며, 머릿속에다 정리해 뒀다가 틈만 나는대로 머릿속 상상으로 순서에 따라 연습에 임했습니다.
시험전날 밤,
시험에 필요한 준비물을 하나하나 챙겼습니다.
톱, 손대패, 전동대패, 삼각자(교수용 큰자, 작은자), 철자(2개), 줄자, 그무개, 연귀자, 멀티탭, 드릴, 연필, 샤프 등...
마지막으로 유튜브에서 '건축목공기능사 시험'을 찾아 보면서 시험에 주의할 점을 살폈습니다. 완성단계에서 부재 조립을 하는데 드릴을 이용하여 못 박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75mm, 50mm 못을 박기 위해 각각 다른 드릴비트를 사용하였는데 사실 부재에 못박는 연습은 한번도 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드릴을 사용하지 않고 못을 박을 때 부재가 금이 가거나 쪼개지거나 부재가 밀려 뒤틀려 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걱정이 되었습니다. 진작에 시험 준비를 좀더 체크를 하지 못함을 느꼈습니다. 그저 가공했던 부재들을 완성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생각했기에 별로 철저히 준비를 못했던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집에 갖고 있는 드릴비트를 찾아보았습니다. 지름 2mm, 6mm 짜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보았던 드릴비트가 없었기에 걱정이 되어 지인에게 빌려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공구점에 가서 사려해도 야밤이기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기능사 시험보러 가는 날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마지막으로 현치도를 그리기 연습을 한번하고, 빈종이에 부재가공 순서와 주의 점들을 적으면서 다시한번 머리속에 정리하였습니다.
시험장에 도착하니 이미 수험생들이 모두 와 있었습니다. 시험장은 목공을 배우던 장소이기에 조금 유리하긴 했습니다.
마침 목공 강사님이 계시기에 걱정했던 드릴비트를 빌렸습니다. 시험이지만 별로 긴장이 되거나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합격은 염두에 두지 않았기에 별 긴장없이 시험을 평소 연습처럼 임할 수 있었습니다.
1. 현치도 그리기전에 자동대패로 각 부재 재단하기
감독관들이 신원확인과 주의점을 주고서는 9시에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준비물들을 선반위에 가지런히 정리해두고, 시험문제지와 각 부재들을 지급받았습니다. 예상보다 떨리거나 긴장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마음속으로 긴장하지 말고 평소 연습했던대로 천천히 즐기면서 하자는 마인드콘트롤을 하긴 했습니다.
다른 수험생들은 이 분야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가지고 온 장비가 여간 좋지 않았습니다. 기술 시험이라기보다는 장비빨이 좋으면 훨씬 유리한 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요즘같이 좋은 장비들이 즐비하는데 현장에서 톱질, 손대패, 끌을 이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시험도 시대에 맞게 변화하리라 봅니다.
시험 요구사항은 주어진 도면과 같이 경사지붕 창의 현치도를 작성하고 주어진 재료를 사용하여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보통은 현치도를 먼저 그리는데 사람들이 현치도 그린후 각 부재를 재단하기 위하여 자동대패로 몰릴까봐 나는 먼저 자동대패로 각 부재들을 치수대로 재단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난후 지급받은 M.D.F 위에 현치도를 그렸습니다. 평소 연습했던대로 철자를 이용하여 M.D.F 아래와 왼쪽에다가 테이프를 붙여 고정시키고 외웠던 치수를 수평점과 수직점들을 찍고, 삼각자를 이용하여 현치도를 짧은 시간에 그렸습니다.
2. 부재 먹넣기
그 다음 자동대패로 재단했던 각 부재들을 현치도에 올려놓고 연필로 먹을 넣었습니다. 만에하나 실수를 하지 않도록 정확히 몇번이고 확인하며 먹을 넣었습니다. A1-> A2-> B-> D->C1,C2->E1->E2->F,G 부재 순으로 먹을 넣었습니다.
3. 각 부재 가공하기
먹을 넣은 각 부재들을 가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시험은 주로 그려놓은 먹을 정확히 톱질, 끌질, 대패질 하는 과정입니다. 아직 기술이 부족하기에 혹여라도 실수할까 아주 조심히 천천히 순서대로 재단하였습니다. 바이스를 이용하여 시간이 걸리더라도 톱질은 금을 그어놓은 앞부분을 먼저하고 뒤로 돌려 뒷부분을 자르는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A1부분부터 너무 조심히 정확히 하려하다보니 자연스레 힘이 들어가고 재단이 매끌없지않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긴장을 하지 않겠다 마음먹지만 그리 쉽지 않습니다. 시험인지라 어찌 떨리지 않고 긴장하지 않겠습니까?
A1-> A2-> B-> D->E1->E2->F, G-> C1,C2 순으로 톱, 끌, 대패를 이용하여 가공하였습니다. 오전에 수험생 몇명이 재단을 하다가 실수로 중요한 부분을 날려버려 시험을 포기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큰 실수없이 모든 부재들을 가공을 마쳤습하습니다. 현치도에 가공물을 대어보았는데 가공하면서 약간의 차이가 나긴 했습니다.
4. 조립하기
이제 마지막으로 가공한 부재들을 주어진 못을 이용하여 조립합니다.
까딱 잘못하면 기껏 만들었던 부재들이 쪼개지거나 오작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때는 조금 긴장되었습니다. 더구나 한번도 못을 이용하여 조립 완성해본 적이 없기에 떨렸습니다.
주어진 5시간내에 다행히 현치도와 완성품을 감독관들에게 제출했습니다.
감독관들은 현치도와 완성품이 제대로 가공되었는지 일일이 자로 측정하며 살폈습니다. 수직이나 톱질, 대패질, 끌질 정도도 살피는 듯 했습니다.
감독관들이 시험전에 평가 기준이나 감점요인들을 알려줬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학원 강사들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시험 끝나고 나서야 알게된 것 같아 철저히 준비 못한 나에게도 어느정도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시험결과 발표는 4월 30일..
이것도 시험이라고 마음이 후련합니다.
한달반정도 목공을 배우면서 기능사 시험까지 치르면서 오작없이 실격처리되지 않고 완성품을 제출했다는데에 마음 뿌듯하기도 합니다.
합격을 바라지 않는다면 거짓이겠지요.
여하튼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4월 30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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