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적응이 무척 빠른건지 아니면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어제와는 달리 설잠도 자지않고 개운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하긴 엊그제는 커튼을 조금 열어 놓고 자는 바람에 밖이 훤하다는 걸 알았지만 어제는 짙은 커튼을 치고 자는 바람에 밖이 훤한지 깜깜한지 잘 알지 못한채 날 새는 줄도 몰랐습니다. 우리에게 드리워진 거짓과 세상과 단절된 요소들이 얼마나 진실을 왜곡시킬 수 있는가를 깨닫습니다.
6시30분이면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5분전에 식당에 갔더니 이미 몇명의 외국인들이 와 기다리고 있었지만 우리 일행은 절반이상이나 오픈과 더불어 식사를 하였습니다. 무척이나 부지런합니다.^^
오슬로시 교육청
오늘의 첫번째 방문지는 오슬로시 교육청입니다.
간판이 크지 않아 이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도 잘 알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반갑게 맞아준 교육청 관계자가 자상하게 노르웨이의 교육 현황과 정책들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오슬로시에는 77,000여명의 학생을 위하여 12,000여명의 교직원들이 종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모들의 일자리 참여로 인하여 학교에서는 학과전 및 학과후 활동으로 나눠 지원하고 있습니다. 주로 대상은 10세까지는 거의 의무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점점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명칭은 보통 after school을 쓰기보다는 Activity program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학습프로그램보다는 활동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주로 활동내용은 신체활동, 자유놀이, 숙제지도, 자연 및 예술체험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균등한 교육의 참여를 제공하고, 사회적 관계성을 증진 시키고 훈련시키며, 건강한 아동문화 공간 마련 그리고 아동들의 적성과 동기부여, 방과후 아동 보호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방과후 활동 참가비는 부모들의 소득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불하는 시스템이며, 방과후교사는 풀타임제와 파트타임으로 나눠 활동을 하는데 특별한 자격은 없지만 점차 체계적이고 자격 요건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8년도에 방과후 활동을 위한 전담 부서를 교육청에 두고 각 학교별로 천차만별로 이뤄지고 있는 활동을 체계적이고 일정한 활동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정보를 제공, 지원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방과후 활동 참여 비율을 더 높이며 활동프로그램의 발굴과 지도력 확충과 개발 증진 그리고 학교교육과정과 긴밀한 협력과 연계선상에서 확대 시켜 나가겠다고 합니다.
오슬로 적십자
두번째로 방문한 곳은 오슬로 적십자에서 운영하는 고등학생 나이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센터를 갔습니다.
지자체에서 모든 운영비를 지원하며 청소년들에게 상담과 다양한 학습지원과 특별활동을 주요 내용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민자 가정의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루 140여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학교밖 공간이라 청소년들도 대체로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석사이상의 전문 직종의 자원봉사자들이 하루 30여명이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전공과 연계하여 청소년들에게 진로 및 학습 도움을 주고 있으며 그외에도 많은 분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에 붙잡혀 있어 좋은 자원봉사자가 있더라도 이러한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어렵겠지만... 많게는 80여살의 어르신까지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자신의 신상과 전공, 활동 가능 시간 등을 등록하면 청소년들이 선별하여 함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Visit school : Boler skole
세번째로 오슬로시 외곽 지역에 위치한 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이곳은 학교건물옆에 방과후센터가 분리되어 있었으며 아이들은 제각기 자유롭게 놀이를 하며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낯가림없이 카메라를 향해 밝게 웃으며 포즈를 잡는 아이들의 모습이 천사같았습니다. 어릴때 여자아이들들이 갖고 놀았던 인형들의 모습이 노랑머리에 피부가 하얀 얼굴의 모습이 많아서인지 이곳의 어린이들이 마치 인형처럼 보입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노는 아이들 근처에 방과후 선생님들은 단지 안전과 출석체크 등 특별히 간섭하거나 일부러 아이들을 이끌지는 않았습니다.
오후 4시경에 노르웨이 오슬로를 떠났습니다. 버스편으로 거의 10시간정도 걸려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하였습니다. 당초에는 기차여행을 계획했으나 이동하는 편이나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을 염려하여 전용 버스로 이동하였습니다.
노르웨이를 떠나 스웨덴
스톡홀름을 향하는 도로는 고속도로이긴 한데 우리나라의 일반 국도 비슷하였으며 그다지 넓지도 그리고 휴게소도 많지 않았습니다. 간간히 보이는 집들이 자연풍경속에서 그림같이 보였지만 지금이야 괜찮게 보이지만 긴긴 겨울에는 정말 적막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3일간의 노르웨이 여행은 자연의 아름다움속의 여유 그러면서도 왠지 고요하고 적막함을 느낍니다. 물론 아이들의 모습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고 밝게 살아가는 모습이 가슴속에 남아있지만... 굳이 한국사회처럼 피터지게 정글에 내몰리지 않더라도 아동기에 충분하게 더불어 놀면서 서로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노르웨이의 아이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어제 박노자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이 생각납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미국식, 일본식 복지체제를 경험하고 세력을 구축한 기득권자들이 북유럽식 복지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적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여운을 남겼는데.....
버스上 발표
스톡홀름으로 가는 버스에서 시간을 유익하게 보내고 또한 학습의 긴장을 놓치지 않기 위하여 노르웨이에서 견학하고 탐방한 내용들을 참가자들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북유럽의 복지 역사와 흐름에 대한 것과 '보편적 복지'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북유럽 복지 체제에 대한 흐름을 읽을 수 있었으며 정리가 되었습니다. 참가자들도 처음에는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쉬지도 못하게 하느냐며 볼멘 표정이 있기는 했지만 진작 발표를 할때는 모두가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관점에서 살피고 느낀 점들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서 적용할 부분까지도 토해 내는 바람에 시간을 조절하여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가는 도중 싸가지고 간 샌드위치로 저녁을 떼우고, 황혼에 젖어드는 북유럽의 밤 풍경을 느꼈습니다.
밤 12시가 넘어서야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호텔에 도착하였습니다.
처음 내딛는 스웨덴..... 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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