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여행 일기-2(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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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여행 일기-2(노르웨이)

평화/여행

by 함께평화 2010. 5. 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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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경에 눈을 떠서 밖을 보았는데 벌써 날이 밝아 오고 있었습니다.
신기하였습니다.
잠도 오질 않아 옷을 주섬주섬 입고서는 호텔 주변을 산책하였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조용하고 아늑함이 느껴졌습니다.
어느정도 간격을 둔 집들의 정원이 아름다웠습니다. 공기는 맑고 거기에 새 지저귀는 소리가 흐릿한 정신을 깨워줍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마을 어린이집 같은 곳이 보였습니다. 단순한 놀이기구 몇가지가 보였습니다.
아마도 몇 시간후 이곳에서 신나게 뛰어 놀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선하게 보입니다.

왠지 낯선 곳이라 별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감있게 다가왔습니다.


현지식 아침 식사를 하였습니다. 빵과 감자, 그리고 연어를 열심히 먹었습니다. 특히 평소에 좋아하는 연어를 많이 먹어야겠다고 벼뤘습니다.

아침에 첫방문지로 가기전 시간을 조금내어 노벨평화상 시상이 이뤄지는 오슬로 시청을 방문하였습니다. 너무 일찍이었기 때문에 시청내에는 들어 가지 못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는데 만족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1950년에 오슬로시 창립900년을 기념으로 세워졌다는 시청사는 노르웨이 문화와 역사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건물을 지었던 노동자들 부터 역사속의 인물들 그리고 다양한 역사 비하인드 스토리 까지 세심하게 예술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뽐대없이 짓는 우리 나라의 현대식 건물과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나는 듯 싶습니다.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는 60여세의 연륜의 가이드 선생님은 건물의 소개를 하면서 교육의 중요성과 민주시민양성에 대한 강조를 거듭하였습니다.


오슬로 대학에 있는 박노자 선생을 만났습니다. 오슬로 대학이 인문대와 법과대학이 나눠져 있었는데 가이드가 잘못
알아 한참을 헤메이다가 약속방문시간 1시간이나 늦게 만난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버스기사가 무리하게 방문 장소 근처에 주차시키려다 돌에 걸려 펑크가 나는 일이 생겼습니다.ㅎㅎ

박노자 선생이 쓴 몇권의 책을 읽었지만 처음으로 뵈었습니다.
한국을 무척이나 사랑하여 귀화했지만 결국 한국을 떠나야만 했고 한국사회를 칼날같이 분석하고 읽었지만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던 분이라 큰 기대감을 갖고 마주하였습니다.
예상외의 그분의 음정 높은 목소리에 조금 기대 이상이었지만 노르웨이 사회 전반에 걸쳐 설명을 열정적으로 해주었습니다.

아동의 인권에 대한 철저한 보호(체벌금지와 아동보호옴부즈만 제도 실시 등), 사교육이 없이도 공교육안에서 학습지도는 물론 경쟁심 유발하지 않는 교육제도 실시, 무상의무교육과 각종 장학지원시스템...다만 이민자들로 인한 청소년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감있게 늘어놓는 노르웨이의 교육복지 시스템에 대한 박노자 교수의 말에 왠지 부러움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한국음식과 한국사람이 그립다는 그의 마지막 말에 역시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후에는 방과후학교를 연구하고 정책을 세우는 Institutt for Samfunnsfokning을 방문하였습니다. 1990년에 설립되어 국가적으로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통해 아동들의 방과후 보육문제에 대한 연구 필요성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의 주요한 역할은 어떻하면 사회적 국가적으로 아동들에게 최선을 다해 보호해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입니다.
교육과 복지분야가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공교육에서 학습을 책임지고 방과후 과정은 주로 놀이와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물론 집권당에 의해 조금의 교육정책이 바뀌고는 있지만 크게 변화는 없다고 합니다.
또한 아직 체계적으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한지는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아서인지 뭔가 허술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어린이들이 사회적으로 큰 스트레스 없이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협력하여 아동들의 삶을 보호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습니다.

이어서 실제 방과후 학교가 진행되는 현장(Nedre Bekkelaget Skole)을 방문하였습니다. 초등학교 건물 옆에 세워진 오래된 2층 집을 방과후센터로 활용하고 있는데 기증을 받은 건물이었습니다. 학교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곳곳에 자유롭게 긴줄넘기를 하거나 흙장난을 하는 모습 그리고 운동을 하는 모습, 이곳 저곳에서 자연스럽게 활동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이러한 모습들을 부모들이 보았다면 관계자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가했을 것입니다.

교육시설이나 기자재가 특별하거나 잘 갖춰지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자연과 더불어 그리고 또래들과 자유로운 놀이와 활동을 통해 사회성과 자립심을 배우게 된다고 합니다.

하루일정을 끝내고 오슬로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곳인 '칼 요한 '거리를 갔습니다. 이곳의 언덕에는 노르웨이 왕궁이 있습니다. 칼 요한 거리에서 왕궁으로 올라가면서 넓은 진입로가 포장되어 있지 않은채 놓여져 있습니다. 왕실이 솔선 수범해 근검절약하고 있다는 상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왕실올라가는 길 옆으로 오슬로 법과대학이 있으며 진입 사거리에는 국립박물관과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머무른다는 그랜드 호텔도 있습니다.
 

뒤이어 비겔란트 조각공원을 갔습니다. 구스타브 비켈란(vigelend Adolf Gustav 1869~1946)이 40여년간 땀과 심혈을 기울여 만든 200여점의 화강암 작품과 수많은 청동작품들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17m의 화강암에 121명의 남녀가 뒤엉킨 채 조각되어 있는데 인간의 무한한 욕망과 투쟁, 희망과 슬픔을 농축시켜 인생에서 낙오되지 않고 안간힘을 다하여 정상을 차지하려 원초적인 감정상태를 역동적으로 표현한 "하나의 돌(통돌)”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모노리스란 걸작품을 비롯해 인생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해 놓았습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불교의 윤회사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오슬로의 두번째날은 무척이나 길었습니다. 여전히 밤이라고도 할 수 없는 훤한 밤을 맞이하면서 왠지 잠을 자기에는 너무 어정쩡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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