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군 제대를 한 큰 조카와 함께 철암탄광역사촌을 방문하였다. 계산동 고향 집에서 철암역까지 예전과 달리 도로가 잘 되어 있어 차타면 금방이다. 을씨년스런 날씨탓인지 아니면 아련한 그리움 때문인지 마음마저 왠지 빗방울에 추억들이 흩날린다.
탄광이 한창 번창할때는 지나는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하던 지역, 폐광으로 인하여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론가 훌훌 떠나버리고 흉물스럽게 남겨진 건물들만 그리운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서 있다.
철암탄광역사촌은 2014년 3월초에 개관하였다. 근대 역사문화재로 지정된 철암역전 앞 까치발식 건물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하여 역사 및 문화갤러리로 꾸며 놓았다. 전에 잘 알지 못했던 태백의 역사며 생활 모습들이 잘 정리 되었으며, 특히 건물 지하부터 연이어 각 비어있는 공간마다 문화예술 창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떠난 방치된 건물을 작가들이 스토리를 입히고 작품으로 생기를 불어 넣었다. 갤러리뿐만 아니라 탄광촌의 추억의 먹을거리와 머금고 체험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함께 개발하면 더 좋은 관광상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떠난 탄광촌 빈 공간에 그리움과 예술이 생명을 이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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