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항에서 만난 사람믿어주는 회뜨는 아주머니..믿음이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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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항에서 만난 사람믿어주는 회뜨는 아주머니..믿음이 넘쳐요~

평화/여행

by 함께평화 2014. 8. 1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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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떠나자!

두 아이들이 고딩이 되면서 가족들이 함께 휴가를 맞추기가 힘들어졌다.

방학이지만 아이들은 보충수업이다 뭐다하여 그나마 1주일정도가 그네들의 순수한 방학일 뿐이다.

그 1주일간 아이들은 2박3일은 교회 수련회를 다녀오고, 그 사이 나는 수련관 청소년들과 함께 지역교류캠프로 제주도에 다녀왔다.그래도 아이들 개학하기전 하루이틀이라도 가족여행을 해야 할 것 같아 갑작스럽게 일정을 만들기로 했다.

 

태백으로

우선 매년 여름이면 가족들과 함께 어머니를 찾아 뵜던터라 이번에도 휴가 첫날을 태백으로 향했다.

어머니는 무릎 관절이며 허리며 늘 아프심에도 자식들에게 옥수수며 감자며 수확한 것들을 먹이시고 들려보내야 어머니로서 책임감을 다하시고 마음이 편하신지 늘 "올해만 농사짓고 내년부터는 힘들다"는 말씀을 이어 오셨다. 

 

장명사근처의 밭은 채 15평도 안되지만 아버님이 살아계셨을적부터 어머니와 함께 돌밭을 힘써 일구어 우리 가족의 감자, 고추, 옥수수, 상추, 배추 등 먹을거리를 길러낸 소중한 땅이다. 아직도 그 옛날 석양이 뒷산에 저물때 아버지께서 나를 지게에 지고 가시는 아련한 추억이 남아있다.

 

아이들이 아직까지는 할머니를 찾아뵙는 것에 대한 궁시렁댐 없이 순수히 잘 따라주는 것이 여간 고맙지 않다.

태백 가는중에 아이들에게 넌지시 떠보았다.

"너희들도 나중에 가정이 생기고 휴가철이 되면 엄마아빠에게 항상 와야된다"고..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대놓고 "아니요"라고 말하지 않음에 마음졸이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휴가 첫날은 태백에서 우선 점심을 먹은후 어머니를 모시고 시원한 바닷가를 볼 생각이었다. 어머니가 회를 좋아하시니 부둣가에서 간만에 회를 떠서 먹고 바닷물에 발도 담그고 저녁 느즈막에 다시 집에 돌아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요즘들어 허리와 관절이 더 아프셔서인지 한사코 집에 있을테니 우리더러만 다녀오라 하신다..

 

아름다운 장호항, 신뢰의 회뜨는 아줌마!

태백에서 1시간여 거리인 장호항에 가보기로 하였다.

장호항은 처음 가보았다. 지난번 다녀왔던 아는 분이 너무 아름답고 깨끗하다고 하여 네비게이션을 찍고서는 철암- 석포 - 가곡- 풍곡 - 임원을 지나 장호항에 도착하였다. 

 

장호항 들어가는 입구에는 민박집이 즐비하고 안그래도 좁은 도로가에 주차해놓은 차들이 뒤섞여 있다. 연휴가 낀 여름 휴가의 막바지인지라 그다지 넓어 보이지 않는 해수욕장엔 발디딜틈도 없이 가득메운 사람들로 넘쳐났다.

 

해변 모래를 적시우는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더없이 깨끗하고 시원하게 느껴졌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시간가는줄 모르고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한쪽에서는 스노쿨링이며, 바나나보트, 레프팅.. 그럴게 넓지 않은 해수욕장이지만

다만 이 순간에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하여 단식하고 애쓰는 분들이 떠올라 왠지 미안하고 빚진 마음이 들었다.

 

우리 가족은 바닷가에 들어갈 생각없이 그냥 마음만, 눈만 바닷물에 담근채 해변을 따라 거닐며 등대와 산책로를 따라 거닐었다.

 

장호항 부두가에서 회를 사려고 했더니 신용카드는 안되고 현금 가진 것은 달랑 만원밖에 없었다. 현금인출기를 물었더니 너무 거리가 멀어서 가기도 뭐하고 하여..

회 사는 것을 주저주저하고 뒤돌아서려했더니 아주머니께서 나중에 계좌이체 시키면 된다고 말씀하신다.

나는 "아니 사람을 어떻게 믿고 나중에 계좌이체 하라고 하시나요?"하고 물으니 아주머니는 "사람이 사람을 안믿으면 누구 믿나요?"며 답을 하신다.

회를 다 뜬다음 봉지에 담으면서 아주머니의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적은 후에 인사하면서 다시금 여쭌다. " 아니 내 전화번호도 안물어보시나요? 그렇게 절 믿으세요?"하였더니 "믿지요. 안믿으면 어떻해요" 하신다.

내모습이 그렇게 남들에게 신뢰를 주는걸까 아니면 가족이 함께 있으니.. 아니면 그 아주머니가 워낙 사람들을 잘 믿는 타입이라 그러는걸까? 나쁜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떼어먹을수도 있을텐데... 그 아주머니의 믿음이 대단하다본다.

여하튼 믿어 주심에 너무 감사하고 기분이 좋았다.

 

하루종일 한자리에 앉아 회뜨느라 고개숙여 허리도 아프시고 다리도 많이 아프실텐데..회 팔아봐야 얼마나 남기실까.. 마치 우리 어머니 모습이 연상되어 곧장 현금인출기로 가서 계좌이체해 드렸다.

 

휴가첫날 춘천에서 태백으로 그리고 삼척 장호항으로 갔다가 다시 태백으로 이동하느라 피곤은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함께 아름다운 바다도 보고, 어머니도 뵙고, 신뢰넘치는 아주머니도 만나고 맛있는 회도 먹고...행복하고 알찬 하루를 보냈다.

 

 

멀리 장호항이 보인다.

 

 

 

 

 

 

 

 

돌고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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