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아들내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준 운동화...
유독 아들내미는 그 운동화를 좋아했었던 것 같았다.
아들내미는 이 운동화를 신으면 기분이 좋다고 하였다. 그래서인지 늘상 신고 다녔고 뒷부분은 이미 낡을대로 낡았고 헤어진지 오래다.
며칠전 밤늦도록 거실 한쪽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헤어진 운동화를 바느질 하고 있는 아들내미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여태껏 바느질 해보지 않았던 아이였는데.. 그것도 헤어진 양말이나 옷도 아닌 나역시도 안해본 운동화 수선이라니...
아들은 "신발을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바느질이라도 하여 좀더 신어보겠다"라며 제 스스로도 대견스러웠던지 운동화를 들어 보였다.
새로 사면 될것을, 새 것으로 살달라고 해도 어련히 사줄것인데..이런 말을 하려다가..
제 것을 아끼려는 아들을 향하여 "그래? 잘해보거라" 하며 한마디 하고, 아들을 남겨놓고 방에 들어가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아들내미는 겨우 한쪽 신발만 겨우 엉성하게 바느질을 해놓았지만 그래도 나름 엄청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전날 일찍 잠이 들었기에 알지 못했던 아내가 운동화를 보고 다시 헝겊을 대고 바느질을 정성스럽게 하였더니 그나마 좀 나아진 듯 싶었다.
사실 아들내미가 속으로 새 신발을 사달라는 무언의 바램으로 이러한 짓을 했는지? 아니면 정말로 이 운동화가 아까워 좀 더 신어보려고 해서였는지? 잘 알수는 없었지만 기특하고 대견스럽다.
아내로 인하여 조금 새로워진 운동화를 신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기분좋게 나가는 아들내미..
아들에게 고등학교 입학 선물로 새 운동화를 사줄테니 2월달까지만 운동화를 신으라 하였다.
그랫더니.. 아들은 신발보다 가방을 선물 받고 싶다고 한다.
ㅎㅎㅎㅎ
이거 아들내미의 술수에 당한 것이 아닌가 싶다...
운동화와 가방까지 선물로 사줘야 할 판이 되었으니....
아들이 꿰멘 운동화
아내가 헝겊을 대고 바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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