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 파로호가 숨겨놓은 천혜의 오지, 비수구미 계곡 트레킹과 해산(日山)을 등반하였습니다.
4일, 전날 미리 비수구미 마을에 도착한 팀과 합류하기 위하여 새벽 5시30분에 춘천을 출발하여 약 50분 가량 승용차로 이동하여 해산터널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차로 갈아타고 비수구미 마을까지 대략 20분정도 내려 갔습니다.
남들이 비수구미 이장집이라 부르고 있는 '비수구미 민박'에서 팀들과 합류하여 아침으로 산채나물과 된장국으로 먹었습니다.
이곳에서 37년간 사셨다고 하는 주인 할머니의 넉살좋은 입담과 더불어 직접 채취한 나물과 담근 된장의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식사후 덤으로 칡차도 한 사발 주셔서 마셨습니다.
비수구미(秘水九美)라는 말은 "아홉개의 아름다운 폭포가 있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할머니 얘기로는 비수구미 마을에는 현재 3가구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아침 8시30분경에 비수구미 계곡을 따라 6km정도를 걸어 처음에 도착했던 해산터널까지 1시간 30분가량 걸었는데..
이미 나의 온 몸에는 땀으로 적셔지었고 발바닥에는 물집이 잡히려는지 느낌이 왔습니다.
해산령 쉼터에서 잠깐 쉬고 다시 해산(日山)을 등반하였습니다.
해산은 화천에서 제일먼저 해가 뜨는 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해산령에서 이어지는 가파른 산등성이를 타고 40분가량 헬기장을 지나 조금더 등반을 하였습니다.
안하던 등산이라 무척이나 힘들었으며 점점 일행으로부터 조금씩 뒤처지게 되었습니다.
숨도 가쁘고 다리는 안떨어지고...나의 저질 체질 아니 불어난 체중이 등산을 저해하는 요인이었을 것입니다.
오르막길은 겸손을 배웁니다. 허리를 숙이고 한걸음 한걸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늘에서 잠깐 쉬고난 뒤 뒤처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선두대열에 서서 걷게 되었습니다.
기왕이면 앞에서 떠밀리다시피 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 ㅎ ㅎ..
그래도 그곳부터는 산등선을 따라 가는거라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잠깐이지만 평탄한 곳도 있었습니다.
인생의 굴곡진 삶들을 마치 느끼는 듯 했습니다.
때때로 산밑에서 위로 불어 오는 시원한 계곡 바람이 얼굴을 감쌀때는 정말 상쾌하고 시원한 기분이 듭니다.
해산 6봉과 5봉, 4봉을 지나고서야 코발트 하늘이 올려다보이는 나무그늘에 쉬면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땀과 수고 뒤의 쉼이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해산 주봉을 지나면서 내리막길이 시작되었습니다.
워낙에 급경사 내리막길이라 산오르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특히 체중이 다리에 실리면서 서서히 무릎 쪽에 무리가 되었습니다.
내리막길은 신중함을 배웁니다.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지 않으면 자칫 굴러떨어지거나 다리를 삐끗할 수도 있으므로 더욱 차근차근 발을 옮겨야 합니다.
배낭에 넣어두었던 물이 어느새 다 떨어지고 땀은 등줄기를 내려와 발끝으로 손끝으로 턱밑으로 뚝뚝 떨어져 내림을 느낍니다. 이내 온 마음까지도 흥건히 적시고 생각없이 그저 걷고만 있는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짐을 느낍니다.
계곡을 거의 내려올 즈음에 잔잔히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는 너무 반갑고 생명의 기쁨을 전해줍니다.
시원한 계곡물로 얼굴을 적시고 입술을 적시고 목덜미도 적셔 봅니다.
너와집을 지나 마지막 도착지인 동촌1리 농촌체험연수센터앞에 도착하였습니다.
뒤돌아보니 우리가 걸어왔던 해산이 멀직히 보입니다.
과연 저 산을 넘어 왔단 말인가? 하는 놀라움에 빠집니다.
산을 넘으면서 인생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자연으로부터 인생의 교훈을 배웁니다.
등산의 묘미가 혹 이런 느낌때문에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해산령에서 바라본 먼동틀 아침의 모습
해산터널입니다.
비수구미 생태길 안내도
녹색지붕이 '비수구미민박집'입니다.
된장, 고추장...장독대
아궁이와 무쇠솥..
송이버섯을 주길래 먹었습니다. 맛은 아주 좋네요
비수구미 선착장
비수구미 계곡
해산령 쉼터에서 점심과 간식을 전달받고 잠깐 쉬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며 올려다 본 푸른 하늘..
해산 6봉에서 내려다본 풍경..
너와집..
멀리보이는 해산..저기 봉우리를 등선따라 넘어왔다니..
동촌 농촌체험연수센터 앞 세종대왕상..교시탑.. 뒷 느티나무의 수명이 700년이 되었다네요
산행지도.. 비수구미에서 동촌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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