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얀 아내의 귀빠진 날, 미역국 끓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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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얀 아내의 귀빠진 날, 미역국 끓이기

함께/가족story

by 함께평화 2010. 12. 1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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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내의 생일입니다. 귀빠진 날이지요.

새벽부터 내린 하이얀 눈이 소복히 창밖에 쌓여 있는 아름다운 모습은
아내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듯 합니다.

그래도 아내의 생일날 정성스레 미역국이라도 끓여야지 하고
어젯밤에 미역국에 집어넣을 미역이며 양념이며... 그리고 생일 케잌도 사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쌀을 씻고 까만 콩과 함께 맛있는 밥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냄비에 불린 미역을 집어넣고 마늘을 으깨어 넣고, 참기름이며 갖은 양념을 넣어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미역국은 아마도 일년에 한번정도 끓이는 것 같습니다.
끓이는 방법을 잘 몰라 인터넷에서 대충 조리법을 훔쳐보았습니다.

음식을 하는 내내 제법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음식 장만이라는 기분... 조금은 알것 같아요.


밥상에 생일케잌을 올려놓고 반찬이며, 밥이며 그리고 미역국을 올려놓은 후, 
곤히 자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깨웠습니다.

눈을 비비고 나온 아이들과 아내는 아빠가 음식을 준비했다는 것에 일단은 감격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름 미역국도 잘 끓여졌다고 생각했기에 아이들의 표정을 살폈습니다.
이내 맛을 본 아이들은 맛이 싱겁고 이상하다며 얼굴을 찡그립니다.


"야~ 맛있다. 아빠 최고!" 란 말을 내심 기대했는데...
기분은 조금 상했지만...  
그나마 아내는 맛이 좋다며 추켜 세워주어서 그런대로 다행입니다.


사실 미역국 맛은 조금 싱거웠을 것입니다.
또한 아주 뜸하게 음식을 할때 온갖 별 이상한 양념을 집어 넣는 것을 알고 있는 아이들이기에
아마도 이번 미역국에도 이것 저것 다 집어 넣었을 것이라는 오해를 하였을 것이기에
이미 맛은 이상해져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여하간 맛있게 아니 맛있는 척 해준 아내와 아이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감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나인데... 아닌가?
감사는 서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설거지까지 마친 아내의 귀빠진 날 아침,
아내가 있고, 아이들이 함께 있어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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