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중딩 2학년, 감수성 많은 딸래미는 요 며칠전 첫눈이 왔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자기는 직접보지 못해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상쾌한 가을 아침을 느끼면서 떠오르는 단어를 이것 저것 늘어 놓으며 그러면서 자기가 얼마나 시적이고 감수성이 많냐며 으시댑니다.
대뜸 엄마에게도 물어 봅니다.
"엄마, 가을 저녁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뭐예요?"
질문을 받은 엄마는 "음, 저녁하면.... 저녁 밥, 밥이 생각나는데...^^"
아마도 딸래미는 저녁노을이나 뭐 그럴싸한 대답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뚱맞게 "저녁밥"이란 대답이 나오니 온 가족이 처음에는 멍한 표정을 짓다가.... 나중에는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엄마의 변명이 더 그럴싸합니다. "맞벌이 엄마의 현실적인 고민과 역할로 인하여 감수성있는 대답을 기대한 네가 더 웃기다 얘! " " 아침하면 출근! , 점심하면 식사 !....너는 그게 안 떠오르니?"
직장 맘들은 아침에 일어나 식사준비, 출근준비, 그리고 하루종일 일하고,
퇴근후에 또 저녁식사준비, 식사끝나면 아이들 공부 챙겨주기..... 참 바쁘기도 하고 조금도 쉬지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똑같이 일하고 있는 내가 설거지며, 세탁기 돌리기, 방청소하기...그래도 집안 일을 열심히 돕는다고 하지만 아내의 역할에 비하며 아무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힘들다 하지않고 즐겁고 행복한 마음을 갖고 있는 아내가 사랑스럽습니다.
아내가 저녁하면 떠오르는 것이 "저녁 밥"이 아니라 더 근사하고 우아하며 아름다운 단어들이 생각나도록 옆에서 잘 도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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