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백산으로 부터 배우는 인생살이

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가을, 태백산으로 부터 배우는 인생살이

평화/여행

by 함께평화 2010. 11. 2. 12:30

본문

728x90
SMALL
7년만의 태백산 등반
7살이었던 아들래미와 함께 등반했던 태백산을 7년만에 다시 아들래미와 함께 올랐습니다.

태백이 고향인지라 그 전에는 그래도 매년 1회정도는 등반하였고, 혹여라도 머리를 식히거나 뭔가를 결정할 때는 태백산을 찾곤 하였었습니다.

태백산 등반은 시작부터 숨을 헐떡이게 하였습니다.
천천히 조금씩 정상을 향한 발디딤을 내 딛습니다.
무거워진 몸이며, 약해빠진 체력때문인지 발걸음이 여간 무겁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조금 힘들어 하며 지쳐있는 아들의 핑계삼아 쉬어보려 하였으나 아들래미는 거뜬히 나를 앞서 걷는 바람에 채 쉬지를 못하고 땀을 쏟아내며 뒤따릅니다.

"뭐하러 이 고생을 사서 해야할까?
괜히 등반하자고 했나보다..."
힘들고 지친 볼멘 마음의 소리가 툭툭 터져 나옵니다.

그러다가도 이미 정상에서 내려오는 지나는 사람들의 여유와 격려의 인사가 정상을 향한 목표의식을 갖게 하고 용기를 내게 합니다.

흘러 내리는 땀과 굳어진 종아리와 허벅지를 두드리며 정상만 올라가자라는 마음이 앞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내안의 자신과 이야기하며 터벅터벅 발질을 합니다.

잠깐 쉬려는 연약함이 생길때면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인데 예서 멈출 수는 없지"하며 스스로를 토닥이며 인내를 연단해보기도 합니다.

아무리 정상을 향해 가는 오르막길이라도 때때로 평탄한 길도 있으며 조금 내려가는 길도 만나면서 어쩌면 등산이 인생살이와도 비슷하다는 생각도 해보며 산으로부터의 배움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물들어진 이파리며 떨어진 낙엽을 보며 인생 무상도 느껴보고, 바위틈에도 꿋꿋이 버티고 살아 서있는 나무를 보며 생명의 신비함도 느껴봅니다.


드디어 정상
드디어 정상을 밟았습니다.
굳어진 다리도 풀렸습니다.
몰아내쉬는 숨소리를 간데없고 정상을 밟았다는 기쁨과 희열이 넘치고 스스로에게 감격합니다.


출발전 보았던 하늘이 올라온 만큼 가까와졌음을 느낍니다.
두팔도 벌려 봅니다.

더 이상 하늘로 치솟지못하고 옆으로 가지를 뻣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주목나무를 바라보며
내려다 보이는 낮은 산이며 구름, 작게 보이는 마을들을 바라다보며 마치 승자가 된 것마냥 오만해진 마음이 금새 겸손을 배우게 합니다.
쉬지도 않고 거뜬히 오른 야속한 아들래미를 마주하고선 어깨를 두드려주며  "장하다"라고 말을 건네 봅니다. 

하산
등산이 있으면 하산도 있게 마련입니다.
하산을 하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았습니다.

조금전 나의 모습들이었습니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표정이며, 등반을 후회하는 듯한 표정들...나의 조금전 모습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간간히 정상이 얼마나 남았느냐며 묻는 거친 소리에 조금만 참고 오르면 금방 다다른다는 나의 답변에 금방 희색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남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는 소리가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목표에 다다라보지 못한 사람들의 연약한 모습속에서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결국 목표를 성취하고 기쁨을 맞보게 될 것입니다. 
힘들다고 어렵다고 후회하거나 포기했더라면 느끼지 못할 이 찡한 모습들 때문에 그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이겨내며 참아내는가 봅니다.
 
산을 내려올때는 조금 전 등산할때 느끼지 못한 여유를 부려봅니다.
쫓기는 듯한 급한 마음도 사라지고 만나지고 보여지는 자연들을 느끼고 살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산을 오를때 뻣뻣이 들었던 고개를 떨구어 힘들게 밟고 올라온 그 흙과 그 돌멩이들을 조심스럽게 즈려 밟습니다.

땀흘렸던 그 길이 이제 친근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와 닿는 것을 보면서 인생살이에 있어서의 나의 흔적들이 소중하게 되새겨집니다.
 
그다지 높지도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닌 등반을 통해 힘듬과 성실한 도전을  그리고 기쁨과 감사를 느껴봅니다.
거뜬히 등반하고 아직도 에너지가 남아있는 아들래미를 바라보며 또한 행복감을 느낍니다.  


728x90
반응형
LIST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