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보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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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보물 찾기

함께/가족story

by 함께평화 2010. 5.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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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이나 지금이나 빠지지 않고 하는 소풍 프로그램중 하나는 ‘보물찾기’입니다.
보물찾기는 사람들이 그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는 기대와 설레임을 잘 응용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보물찾기는 어른이나 아이들에게 있어서 언제 어디서나 시간이 흘러도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일 것입니다.

다섯살난 아들과 함께 2002년 따스한 봄날,
YMCA 아기스포츠단 봄소풍을 가족과 함께 참여했습니다. 그 당시 나는 프로그램 진행자이고, 아들은 단원으로 참여했지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오후 프로그램을 원만히 진행하기 위하여 모이게 하는 방법중의 하나로 '보물찾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숨겨놓은 종이보물을 식사후에 찾으라는 멘트와 한 아이가 하나씩만 찾을 수 있다는 내용 그리고 가급적 부모님들이 찾아 주지말고 아이들이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하지만 잘 협력이 안되는 부분입니다.

아이들은 점심보다 보물찾기에 더 관심을 갖고 얼른 입이 터지도록 점심을 해치우고 보물찾기에 나섰습니다. 부모들도 아이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하여 은근슬쩍 종이 보물찾기 지원에 나서지만 어린이 못지않게 신나하였지요.

여기저기서 종이보물 찾았다며 소리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 이미 몇장씩 찾아낸 아이들은 하나씩만 가져야 한다는 규칙에 어떤것을 선택할까 쟤며 못찾은 아이들에게 인심을 쓰는 아이들, 아직 보물을 못찾아 쩔쩔매며 조바심을 내는 아이들, 아이들 보다 더 신나하며 보물찾기에 여념이 없는 어른들... 보물찾기 모습들입니다.

점심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종이보물을 찾지 못한 아들은 나무꼬쨍이를 하나 들고서는 여기저기 땅을 뒤지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아내는 아들이 안쓰러웠는지 옆에서 보물을 하나 슬쩍 찾아 주라는 싸인을 보냅니다. 내가 보물을 숨겼기에 그리고 혹시라도 찾지 못한 아이들이 있을까봐 속주머니에 여분으로 갖고 있는 보물이 있음을 아내는 짐짓 알고 있었기에.. 눈치를 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보물을 찾은 상태에서 여전히 보물을 찾지 못한 아들을 위하여 양심에 찔리지만 은근슬쩍 종이보물을 던져놓으며 "와~ 보물이다. 저거 안보이니?"하며 분위기를 띄워보지만 아들은 종이보물을 집더니 곧장 던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몇차례 이런 모습을 보며 아들이 보물찾기에 관심이 없는지 아니면 내가 찾아주어 존심이 상했는지, 속으로는 조금 화가 났었지만 포기하고  오후 프로그램 진행을 위하여 본부석으로 향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나면서 보물을 찾은 아이들에게 본부석 앞으로 모이라는 안내방송을 하였습니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보물을 찾았던지 아니며 나눠 가졌던지 하였기에 여하튼 상기된 모습으로 모여 들었습니다.
 
보물을 선물로 바꿔주는 시간이 거의 끝날쯤 되어도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을 하면서도 " 아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뭘하고 있나.." 속으로 걱정도 되고 화도 났습니다. 그런데 그때 땀을 비질비질 흘리며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흙투성이된 모습으로 본부석을 향해 뛰어오는 아들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상기된 모습으로 "보물 찾았어요, 선물주세요~" . 아들은 흙묻은 낡은 숟가락을 내게 내미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게뭐니?” 하고 물으니 아들은 당당하게 말합니다.
 
“이거 보물이예요. 땅을 팠더니 보물이 나왔어요. 얼른 선물 주세요” 하며 당당히 자신있게 말합니다.


 

다섯살 난 아들에게 있어서 보물은 숨겨놓은 종이가 아니라 낡은 숟가락 처럼 땅에서 찾은 물건이 보물로 여겨졌던 것이었지요.

순간 나는 머리가 띵해졌다. 어릴때부터 정직과 바르게 살아가야함을 입으로는 가르쳤지만 정작 우리의 현실에서는 서로 속이고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지만 성공하고 출세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왜곡된 진실을 계속 가르쳐 왔음을 반성을 해봅니다.

그날이후 가능한 말과 행동을 일치하며 진실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때때로 어른의 스승이 될 때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들이 맑고 밝게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하여 노력해야지....

아들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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