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래미의 초딩 마지막 체육대회를 다녀왔습니다.
아들은 아침부터 마냥 즐거운 표정이었습니다.
설레임과 기대로 일찍 일어나더니 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급하게 먹어치우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더니 학교로 잽빠르게 가는 모습이 어찌나 밝고 신나보였던지...언제라도 이때와 같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하긴 중간고사 시험도 끝났겠다 그리고 시험결과도 아주 우스운(?) 성적을 받았겠다..그리고 반을 대표하여 계주대회도 나가겠다 이렇게 좋을 수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작년에는 신종플루 때문에 그리고 그전에도 뭔가 일이 있어 운동회를 하지 못했기에 더더욱 운동회가 설레이고 기다려졌을 것입니다.
맞벌이라 아내는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잠깐 나오기로 하였습니다.
이미 다른 동료들이 년차 신청을 하는 바람에 미처 휴가를 못내 아들래미가 기죽지 않도록 시간을 내라는 명령(?)을 하는 바람에 오전에 시간을 내었습니다.
학교에 도착하니 이미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들래미는 학년별 달리기 시합을 끝내고 일등을 하였다며 제가 찾기도 전에 벌써 나를 찾아내어 쫓아와 자랑을 합니다.
참가한 다른 가정들 모습에서 발견하듯 부모들도 덩달아 신이나 그야말로 운동회는 가족 축제입니다.
간간이 보이는 아빠들은 점심시간을 전후로 밥만 얻어먹고(?) 자녀들에게 눈도장 찍으러 오는 행세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이미 자녀문제에 대한 아빠들의 자리가 점점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박터뜨리기를 끝으로 오전 프로그램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웃들과 역할분담하여 식사준비를 하였습니다. 누구는 김밥, 또 누구는 과일...좀 편하고 함께함이 좋더라구요..
아이들은 푸짐하게 차려놓은 밥상을 거뜬히 해치우더니 이미 마음은 장난감 상인들에게 그리고 친구들과 이리저리 뛰어놀 생각에 급하게 자리를 뜨고 어른들만 덩그런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아이들 문제로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나누는 이야기 자리라 좋았습니다.
오후 프로그램은 각 학년별로 열심히 준비한 장기자랑의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한쪽 구텅이에서는 학년별 달리기가 한창이었고 어르신들을 위한 복불복 시간도 배려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운동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언제나 릴레이경주입니다.
아들래미도 반대표로 릴레이 경기에 선수로 뛰었습니다. 1학년때부터 키는 작아도 워낙 민첩하고 빨라 곧잘 대표로 뽑혔습니다.
그런데 릴레이 경주가 보는 사람에게는 긴장감과 앞뒤 뒤바뀌는 흥미진진한 모습에 긴박함을 느낄지는 모르지만 막상 뛰는 아이나 아이의 부모의 심정은 초긴장이며 초스트레스 상태로 내몹니다.
혹여라도 아들이 속해 있는 팀이 앞질러 잘 뛰때라도 우리 아들차례에 뒤처지거나 넘어지거나 하여 뒤바뀌기라도 할테면 고스란히 비난의 화살을 덮어 쓸텐데... 하는 아찔함이 있습니다.
경쟁을 붙여 놓고 신나하는 사람들 모습속에 어쩌면 지금의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운동회때 누구라도 즐겁게 순위없이 경쟁없이 자유롭고 신나게 뛰어 놀게 할 수는 없는지 ..참 아쉽습니다.
하여튼 넘어지지 않고 최선을 다한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모로 경쟁에 휘말리지 않고 운동회를 즐기며 모처럼 따뜻한 햇살에 얼굴이 그을린 모습으로 신나하는 아들이 자랑습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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