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5
올 봄 텃밭에 심은 참외와 수박 모종 숫자입니다.
나름 정성을 다해 거름주고, 순 잘라주고 풍성한 결실을 기대하며 길렀습니다.
싹이나고, 줄기가 자라나고, 노랗게 꽃이 피고,
그 밑으로 신기하게 어린 참외와 수박이 맺히더니 서서히 커나가는 그 놈들을 바라보며 혼자 아침저녁으로 흐믓해 했습니다.
자라는 모습이 하도 기특하고 대견하여 아직 익지도 않은 놈들 자랑하고 함께 나눠 먹자는 부푼 희망을 남발했었지요.
며칠전
참외 순자르기를 하다가 실수하는 바람에 잘 익어가는 참외 생명 줄기를 잘라 버렸고,
밤새 몰아치던 비바람에 무게를 견디도록 안전띠를 달아주지 못하여 고랑으로 떨어져 버린 수박 몇통..
여간 마음이 쓰리고 안타깝네요..
남은 놈들을 좀더 관심을 갖고 더 애지중지 보호해야겠습니다.
놈들이 튼실하게 잘 익어 기쁨과 감사를 누리게 할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더 이상 실수하지 않으리...
하지만,
그게 제 맘대로 되지는 않겠지요.
나의 실수건 아니건
참외와 수박을 기르면서 더 겸손해야 함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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