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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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함께/사암마을

by 함께평화 2022. 6. 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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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처가집에 가서 달맞이꽃을 가져다가 앞뜰에 심었습니다.

며칠전 샛노란 달맞이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녁까지 오므라들던 꽃이 밤이되면 활짝 벌어집니다.

달맞이꽃 꽃말은 '기다림, 밤의 요정, 마법, 마력'이라고 합니다. 한낮에 태양을 보며 활짝 피는 여느 꽃들과는 달리 밤에 피우기에 이러한 꽃말들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달맞이꽃은 관상용뿐만 아니라 한방에서도 약재로 사용하는 꽃이라고 합니다. 감기나 인후염, 고지혈증...에 활용된다고 합니다. 또한 열매의 씨는 성인병 예방으로 그리고 뿌리는 식재료로 나물로 먹는다고 합니다.

 

밤마다 달맞이꽃과 더불어 활짝 웃기를 바랍니다.

 

 

 

달맞이꽃

/ 도종환 

 


쥐똥나무 줄지어 늘어선 길을 따라
이제 저는 다시 세상으로 나갑니다
달맞이꽃 하염없이 비에 젖는 고갤 넘다
저녁이면 당신의 머리맡에 울뚝울뚝
노아란 그리움으로 피던 그 꽃을 생각했습니다
슬픔 많은 이 세상 당신으로 해서
참 많이도 아프고 무던히도 쓸어내던
그리움에 삼백 예순 날 젖으며도 지냈습니다
오늘 이렇게 비젖어 걷는 길가에
고랑을 이루며 따라오는 저 물소리가
가슴 아픈 속사연을 품어 싣고
굽이굽이 세상 한복판을 돌아
크고 넓은 어느 곳으로 가는지를 지켜봅니다
당신이 마지막 눈 한쪽을 빼서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던 이 세상에 내 남아서
어떻게 쓸모있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당신은 철마다 피는 꽃으로 거듭거듭 살아나
보고 또 지켜보리란 생각을 하며
세상으로 이어지는 길고도 먼 길 앞에
이렇게 서서 한번 더 뒤를 돌아다보고
걸음을 다시 고쳐 딛습니다
잎지고 찬바람 부는 때는 외롭기도 하겠고
풀벌레 울음소리 별가를 스칠 때면
그리움에 아픔에 새는 밤도 있겠지만
이 세상 모든 이들도 다 그만한 아픔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사는 줄을 아는 까닭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멀리 가는 바람 속에
당신의 고운 입김 있으려니 생각하고
가장 먼 곳에서 가장 가까이 내리는 빗발 속에
당신의 뜨거운 눈물도 섞였으려니 여기며
저는 다시 이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걸어 내려갑니다
아픔 많은 이 세상 자갈길에 무릎을 깨기도 하고
괴롬 많은 이 세상 뼈를 꺾이기도 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이야 누구에겐들 앗기우겠습니까
홀로 가는 이 길 위에
아침이면 새로운 하늘 한낮의 구름
달이 뜨고 별이 뜨는 매일매일 그런 밤 있으니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달맞이꽃 지천으로 피듯
우리들 사랑도 그런 어느 낮은 골짝에 피어 있겠지요
우리들 사랑도 그런 어느 그늘에 만나며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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