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았어요

나는 보았어요

 

 

나는 보았어요.

겨울 산 위에서 봄이 오는 것을

​

사람들이 다 떠나 버리고

찬 바람만 극성떠는 계절 언저리에도

봄을 알리는 가날픈 햇살이

살아 있음을

​

나뭇가지를 간지르며

햇살은

봄을 얘기해 주고

사람들이 옷깃을 여미며

온돌방을 찾는 한 겨울에도

버들가지는

새 생명을 노래하는 것을

나는 겨울 산 위에서 보았어요

​

봄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작은 나뭇가지 끝에서

오고 있음을

나는 보았어요

​

- 최복현

 

 

참 좋아하는 최복현 작가께서 지난 1월에 암으로 별세했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매일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글을 써보내셨고

작년말까지만 하더라도 연락을 했더랬는데...

입춘지나고 따사로운 생명의 봄이 저기서 오고 있는데

 

년초부턴가 지속적으로 오던 그분의 글들이 오지않았는데

전화를 해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너무 무심했나봅니다.

 

그래서 더 미안하고 그립네요.

 

고통도 병도 없는 그 나라에서 평안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