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단풍 그리고 청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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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단풍 그리고 청평사

평화/여행

by 함께평화 2020. 11. 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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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 날,

부슬부슬 소리없이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청평사를 다녀 왔습니다.

 

가을이 지나는 길목,

어느 곳보다도 청평사의 단풍이 아름답게 마음속에 남아있기에 망설이다가 아내와 지인 부부와 함께 했습니다.

 

청평사 가는 방법은 소양강댐에서 배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차를 타고 춘천 오음리 5km가 넘는 배후령터널을 지나 화천 간동면과 양구방향에서 오봉산 자락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가을비 때문인지 낮아진 기온때문인지

청평사로 넘어가는 오봉산 밑자락까지 안개가 짙게 끼었습니다.

더군다나 오후 중반의 시간임에됴 금방이라도 저물듯 흐립니다.

괜히 왔나하는 후회를 하려던 고개를 넘으니 날이 개이고 비가 멈쳤습니다.

 

내린 가을비에도 꿋꿋이 달려있는 알록달록 단풍잎들이

대롱대롱 물방울을 반짝이며 찐하게 반겨줍니다.

 

별로 관광객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지는 가을 단풍을 못내 아쉬워 찾은 가족들이 연인들이 사람들이 단풍만큼이나 아름답게 가을을 담습니다.

 

청평사는 오봉산 기슭에 자리한 고려 광종(973년)때 창건된 천년고찰입니다.

당나라 공주를 사랑하다 당태종에게 죽임을 당하고 상사뱀으로 환생하여 공주의 몸에 붙어 살았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청년 동상을 지나 거북바위를 지나 구송폭포까지 한걸음 두걸음 발걸음을 옮깁니다.

구송폭포는 주변에 아홉그루의 소나무가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청아한 물이 가을 단풍을 실어 계곡으로 흘려 보냅니다.

 

상사뱀이 윤회를 벗어난 곳이라는 설화가 남아있는 청평사 회전문을 지나 대웅전까지 올라 뒤돌아 산자락을 내려보며 스마트폰에 가슴 속에 올해의 단풍들을 품어봅니다.

 

이미 많은 낙엽을 떨군 나무들이 겨울을 준비합니다.

이제 곧 하얗게 내릴 서리와 눈으로 꽃을 피우겠지요

눈덮힌 청평사의  모습을 보러 다시 와야겠습니다.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길에 어둑어둑 밤그림자가 따라왔습니다.

구수한 파전 냄새가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간단히 라면으로 점심을 떼우고 서둘러 청평사로 향했기에 허기진 배가 먼저 식당으로 재촉합니다.

주문한 파전과 묵에다 수다를 풀어 넉넉한 마음으로 가을을 보냅니다.

  

 

 

이 가을에는ㅡ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 이 해인

 

이 가을에는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내 욕심으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리없이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맑고 따뜻한 눈물을 배우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빈 가슴을 소유하게 하소서
집착과 구속이라는 돌덩이로
우리들 여린 가슴을 짓눌러
별 처럼 많은 시간들을 힘들어 하며
고통과 번민속에 지내지 않도록
빈 가슴을 소유하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풋풋한 그리움하나 품게 하소서
우리들 매 순간 살아감이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
누군가의 어깨가 절실히 필요할 때
보이지 않는 따스함으로 다가와
어깨를 감싸 안아 줄수 있는
풋풋한 그리움하나 품게하소서

 

이 가을에는
말 없는 사랑을 하게하소서
사랑 이라는 말이 범람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 빛만으로도
간절한 사랑을 알아주고 보듬어주며
부족함조차도 메꾸어줄 수 있는
겸손하고도
말없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이 가을에는
정녕 넉넉하게 비워지고
따뜻해지는 작은 가슴 하나 가득
환한 미소로
이름없는 사랑이 되어서라도
그대를 사랑하게 하소서

 

 

구송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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