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둘레 산을 걸어볼까!
춘천은 대룡산, 구봉산, 금병산, 마적산, 삼악산 등 둘레 산을 병풍삼아 둘러 쌓여 있는 분지다.
집에서 마주보이는 대룡산, 몇년 전에 가족들과 눈덮힌 겨울철에 대룡산을 올랐을 때 당시 무릎관절도 안좋고 하여 무척이나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 그후로는 가볼 엄두도 내질 못했다.
올 봄, 집을 나와 원창고개, 금병산 능선을 따라 김유정 마을을 거쳐 집으로 걸은 적이 있다. 그때 그 반대편인 원창고개에서 대룡산을 거쳐 구봉산으로 걸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올해의 버킷리스트에 넣었다.
원창고개~ 수리봉
10월 9일 한글날 아침, 배낭에 과일과 고구마, 물과 보온병에 드립 커피를 담아 넣고 아내 차를 타고 원창고개까지 차로 이동하였다. 원창고개에서 대룡산~ 구봉사까지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는지 몰랐는데 인터넷을 뒤졌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를 등산하였다. 공휴일이라 등산객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거의 사람이 없이 홀로 걷는다.
원창고개 마루에서 동내면 사암리, 동내면 원창리에 위치한 수리봉은 해발 645미터의 흙으로 덮여 있는 육산이다. 원창고개 마루에 수리봉으로 가는 안내판에는 2.5km거리 표시가 되어있다.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니 춘천 전경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수리봉~ 대룡상 정상
수리봉에서 춘천을 내려다 본다. 춘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몇 곳인데 동쪽 방향에서 훤희 바라보는 춘천이 아름답게 보인다. 오늘 등산로 코스에서는 춘천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들이라 사진을 많이 남기려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춘천은 안마산 자락의 택지 개발 모습이 춘천다움을 망치고 있다.
수리봉을 거쳐 대룡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수리봉에서 대룡산(大龍山)까지는 약 6.4km거리이다. 수리봉 삼림욕장과 잣나무숲을 지나 시멘트 군사도로와 임도를 따라 대룡산으로 향했다.
대룡산(899m)은 홍천 가리산(1,051m)에서 뻗어 나온 산이다.
산세가 마치 용이 육지에서 하늘로 솟하오르는 형국이어서 대룡산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대룡산은 춘천시 동면, 동내면과 홍천 북방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춘천을 에워싸고 있는 둘레 산 중 제일 높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정상 깃대봉에서 보면 춘천 시가지와 의암호 내려다 보이며, 동쪽으로 가리산, 서쪽으로 화악산, 명지산 그기고 북쪽은 용화산, 오봉산, 부용산, 남쪽은 수리봉, 연엽산 등이 조망된다고 한다.
대룡산~명봉(643m)
대룡산 전망대에서 춘천을 내려다 본다. 여느 때보다도 하늘이 맑다. 싸간 과일과, 커피를 한잔 마시며 땀을 훔쳐 냈다. 잠시 쉼을 가진뒤 명봉으로 발길을 옮겼다. 명봉까지 3.8km정도이다. 춘천 살면서 명봉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되었다. 임도를 따라 걷다가 산등성이를 타고 갑둔리고개, 풍혈을 지나 명봉에 이르렀다.
명봉에서 구봉산으로 가다가 길을 잃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되고!!
명봉에서 구봉산으로 향했다. 이정표를 보고 걷다보니 등산객들이 자주 안다녀서 그런지 등산로 흔적들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춘천시내를 끼고 산등성이를 걷기에 특별히 길을 잃을 버릴 염려는 하지 않았다. 점차 사람 발길이 희미해지더니 아예 사라졌다. 해는 조금씩 기울고 걱정이 되었다. 무성한 나무와 풀들이 길을 가로 막는다. 애당초 없던 길도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자연스레 길이 만들어졌기에 나의 뒷 사람을 위해 길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하는 충동이 일었다. 길을 뒤돌아서지 않고 줄곧 직진을 선택했다. 한참을 걷다가 멀리서 임도가 보여 그 방향을 나무가지를 헤치고 다가 갔더니 가파른 경사지에 이르렀다. 경사지를 내려가려니 자칫 위험하였다. 좀더 낮은 경사지를 찾다가 위험을 무릅쓰고 조심히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넘어지지 않고 임도에 다다랐는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고민이 되었다. 대략 춘천시내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여유부리며 휘바람을 부르며 어딘지도 모른채 한참을 걸었다. 길이 있기에 어딘가에 사람사는 마을이 나오겠지 믿고 걸었다.
감정리 연산골 계곡으로 접어들다.
길을 잃고 가파른 경사지를 내려와 임도따라 염려 걱정 가득한고 무작정 걷다가 마을을 만났다. 안도감때문인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도로명 주소가 연산골길로 표시되어 있다. 당초 명봉에서 구봉산을 거쳐 구봉산 휴게소에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러 오라는 계획이었는데 길을 헤매다가 언제 어디로 도착할런지도 몰랐기에 연락할 엄두도 못냈다. 군데군데 골짜기에 별장처럼 지은 집들을 지나 가끔 이용하던 길성이네 집도 보인다. 길을 안잃어버린척 하며 유유자적하며 동면 파출소까지 걸었다. 오랫동안 걸었더니 발에 힘이 빠지고 지치기도 하였다. 집에는 어떻게 갈까? 걱정이 되었다. 버스를 타고 가자니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구... 택시를 불러 집까지 가기로 결정하였다. 동면 파출소에서 집까지 택시비 11,500원... 아침 9시, 원창고개에서 출발하여 약 23km, 7시간 30분정도 걸었다.
길을 잃기 했지만, 조금 걱정도 되었지만, 올해 버킷리스트중 하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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