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 갔다.
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 갔다.
내가 다녀야 할 학교는 세상의 다른 곳에 있었다.
교실은 다른 장소에 있었다.
보리수 나무 밑이 그곳이고, 기차역이 그곳이고,
북적대는 신전과 사원이 그곳이었다.
사기꾼과 성자와 걸인,
그리고 동료 여행자들이 나의 스승이었다.
여행을 떠날 때는 따로 책을 들고 갈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곧 책이었다.
기차 안이 소설책이고,
버스 지붕과 들판과 외딴 마을은 시집이었다.
책장을 넘기면 언제나 새로운 길이 나타났다.
그것은 시간과 풍경으로 인쇄되고,
아름다움과 기쁨과 슬픔 같은 것들로 제본된 책이었다.
나는 그것을 그리는 것이 좋았다.
그것에 얼굴을 묻고 잠드는 것이 좋았다.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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