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내 마음은 호수(湖水)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 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리리라.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門)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最後)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落葉)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 김동명
* 출전: <조광>(1937)
접동새/ 김소월 (0) | 2014.09.12 |
---|---|
먼 후일/김소월 (0) | 2014.09.11 |
인생 거울/ 매들린 브릿지스 (0) | 2014.09.09 |
신과의 인터뷰 (0) | 2014.09.08 |
오라, 이 강변으로/홍윤숙 (0) | 2014.09.07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