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두번째날..
강원도보다 남쪽이라 반팔과 얇은 옷가지를 챙겨간게 후회가 될 정도로 제주의 날씨가 찼다.
일찍일어나 숙소인 필하우스 근처를 돌았다.
아직 채 기울지 못한 달이 구름에 걸려있고 아담한 북촌리 해동마을이 파도소리에 깨어나고 있었다.
이곳은 우리라고 부르는 경찰과 군인들에 의해 양민들이 폭도로 몰려 억울하게 쓰러져간 4.3항쟁의 비극적인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너븐숭이 4.3기념관앞 바위밑의 '평화'라고 쓰여진 돌판이 마음에 깊숙히 여밀고 들어왔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이 세상 곳곳에 벌어지고 있는 비참하고 안타까운 모습들이 속히 사라지고 치유되길 잠시 머리 숙여 기도하였다.
거문오름
오전 일정은 생태자연해설사의 안내로 '거문오름'을 탐방하였다.
오름을 오르기전 주의사항을 단단히 듣고 2시간여 정도 걸었다.
뒤따라 방문한 중고등 수학여행단들은 주의가 별 소용없었는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아마도 이런 모습들이 우리 교육의 모습이고 학생들의 수준이랄까? 너무했나...
거문오름은 천연기념물 및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분화구 내 울창한 산림지대가 검고 음산한 기운을 띠고 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독특한 식생을 자랑하는 거문오름은 ‘곶자왈'이라는 생태계의 보고를 품고 있어 생태학적 가치도 높으며, 과거 숯가마터와 일본군 동굴 진지가 곳곳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
출입은 하루 3백명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매주 화요일은 '자연휴식의 날'로 제정되어 제한하고 있다. 곳곳에 수직동굴이 있어 나무데크로 거의 연결되어 있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거문오름 근처에서 이곳의 지역 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고서는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에 들렸다.
제주를 너무나 사랑한 사람, 김.영.갑.
한라산의 옛 이름이기도 한 '두모악', 지금은 루게릭병으로 2005년 세상을 떠났지만 김영갑이 폐교를 갤러리로 꾸며 자신의 작품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갤러리에는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 제주의 참모습, 제주의 자연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특히 제주의 바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 바람의 소리와 여운이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다.
김영갑의 아름다운 작품을 '남이섬'에서 만난적이 있었다.
짧은기간동안 남이섬에 들어와 자신이 찍었던 필름을 남겨둔채 제주도로 다시 돌아간 김영갑..
그의 안개낀 남이섬의 모습을 보면서 당시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었다.
만약 이곳이 일정에 잡혀 있지 않았더라도 꼭 가볼려고 생각했던 곳이기도 하다.
용눈이 오름
멀리 성산포가 보이는 '용눈이 오름'에서 '김영갑의 사진속의 바람'을 실제로 만날 수 있었다.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강한 바람, 제주도의 바람이었지만 생명을 느낄수 있었다.
두팔을 벌리고 숨을 깊게 들여마쉬며 바람을 느꼈고, 눈을 감은채 제주를 돌고 우주를 날아 다녔다.
돌하르방 공원
제주도 사투리로 '돌할아버지' 뜻을 지닌 제주도의 대표 유물이자 상징물인 돌하르방을 주제로 조성한 '돌하르방 공원'에서는 집안의 수호신 역할을 하던 엄한 모습외에도 각종 귀여운 돌하르방과 예쁜 조형물들을 만날 수 있다.
오늘 일정을 통해 제주의 참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제주 구석구석에는 스토리가 있었다.
스토리에 디자인까지 해놓았으니 제주가 어찌 더 아름답지 않을 수 있으랴 ㅎㅎㅎ
조천읍 북촌리 해동마을의 모습
조천읍 북촌리 해동마을은 올레 19코스가 연결되어 있다.
너븐숭이 4.3 기념관.. '너븐숭이'는 '넓은 마당'이라는 뜻
4.3 아이들의 돌무덤
세계자연유산센터..이곳을 통해 거문오름을 오른다.
분화구 자리...
태평양전쟁당시 군축물자를 비축하던 일본군갱도진지..거문오름에만 확인된 곳이 10여곳이라 한다..
두모악 정원의 감나무..
갤러리 내 의 모습
오름을 오르는 자들..
용눈이 오름의 의자..
용눈이 오름... 멀리 성산포가 보이고요
날이 기울고 있네요
북촌 돌하르방 공원
이외수(?) 의자..
종교간의 평화..
peace.. 평화.. 평화로다
함덕 서우봉 해변..
저녁은 '한우흑돼지'.. 맛있다..배부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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