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 역사비평집>
한국사로 읽는
성공한 개혁, 실패한 개혁
/ 이덕일 지음
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치는 것을 개혁(改革)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는 개혁을 부르짖으며 살아 왔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닙니다만 제대로 성공한 케이스는 별로 없습니다.
무한경쟁, 신자본주의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심화, 불공정한 룰, 학벌 등 연고주의, 자살, 가종 비리와 부조리 등 우리 사회의 이곳 저곳에서 개혁의 바람이 절대 필요한 때입니다.
이 책은 김춘추에서 의자왕, 숙종, 김육, 조광조, 태종, 광해군, 정조, 대원군, 갑신정변으로 이어지는 한국사의 다양한 개혁 사례들을 통하여 성공한 개혁과 실패한 개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진단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개혁에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그를 추진할 주체세력 그리고 민중의 지지가 필수조건이다.'라고 봅니다. 따라서 개혁정책이 목적과 시대적 상황, 그리고 당대 민중들의 태도에 따라 성공 또는 실패 여부의 중요한 결정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결국, 개혁의 목적이 구시대의 청산이 아니라 미래지향적 새 시대의 창조 지향이어야 하는데 이를 간과할 경우 실패로 끝날 수 밖에 없음을 진단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잘 살피는 것은 과거 역사를 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바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역사의 가르침을 깨닫지 못하거나 무시하고 또다른 실수와 실패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어리석음의 되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번 잡은 권력, 부 등이 영원히 유지될 수 있다는 착각과 오해로 인하여 기득권 유지를 위한 억지를 부리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누구나 사랑과 정의, 나눔과 평화의 세상을 원합니다.
자기의 욕심과 욕망을 내려놓으면 자유로울 수 있고 그러한 세상을 가꿀 수 있는데...
그래도 역사의 되풀이 되는 모습속에서 조금이라도 깨우침과 변화되는 모습을 기대하렵니다.
자신 스스로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 누구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남의 탓을 하고 에둘러 핑계를 둘러대는 그런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붕당은 싸움에서 생기고, 그 싸움은 이해관계에서 생긴다. 이해가 절실할수록 당파는 심해지고, 이해가 오래될 수록 당파는 굳어진다... 이제 열 사람이 모두 굶주리다가 한 사발 밥을 함께 먹게 되었다고 하자. 그릇을 채 비우기도 전에 싸움이 일어난다. 말이 불손하다고 꾸짖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말이 불손하기 때문에 일어 났다고 믿는다. 다른 날에... 태도가 공손치 못하다고 꾸짖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싸움이 태도때문에 일어났다고 믿는다. 다른 날에는 ... 밥 먹는 동작에 방해를 받는 자가 부르짖고 여럿이 이애 응하여 화답한다. 시작은 대수롭지 않으나 끝은 크게 된다. 그 말할때에 입에 거품을 물고 노하여 눈을 부릅뜨니, 어찌 그다지도 과격한가... 이로 보면 싸움이 밥 때뭉이지, 말이나 태도나 동작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이해(利害)의 연원이 있음을 알지 못하고는 그 그릇됨을 장차 구할 수가 없는 법이다.('붕당론' 성호집권25. 잡저)(p.264)
"당파의 폐습이 고질화되면서 굳이 자기 당이면 어리석고 못난 자도 관중이나 제갈량처럼 여기고, 가렴주구를 일삼는 자도 공수,황패(중국 한나라때 명 목민관들) 처럼 여기지만 자기 당이 아니면 모두 이와 반대로 한다( 당습소란(黨習召亂), 성호사설 제8권)
당쟁에 절망한 이익이 제시하는 정치개혁의 요체는 '이(利)가 나올 수 구멍을 막고 백성들의 마음을 안돈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벼슬아치의 사익을 창출하는 정치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벼슬을 하려는 자가 적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정치의 목적이 사익 실현이 아니라 공공선이 될 수 밖에 없도록 정치 구조를 강제로 개혁해야 한다. 국민들은 그 자신의 수준이상의 정치권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역사가 말해주는 진리인 것이다.
상대당의 태도가 공손치 못하다고 부르짖은면 그것이싸움이 원인인줄 알고 '여럿이 이에 응하여 화답'하는 국민 수준으로는 현재의 정치권 이상의 정치권을 가질 수 없다. '싸움이 밥 때문'임을 알고 그 그릇됨을 꾸짖는 국민들일때, 그래서 '밥'때문에 싸우는 정치인을 강제로 퇴출시키는 국민들일때 정치권이 진정으로 국민들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정치 개혁의 성패는 여기에 달려있다...(p.273)
권력투쟁에는 두종류가 있다. 하나는 권력 그 자체를 위한 투쟁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투쟁이다. 전자는 부정이적이지만 후자는 긍정적이다.(p.285)
목차
머리말: 길보이지 않을 때의 나침반 '역사'
문을 열면서: 개혁의 시대 창조의 시대, 정조의 '창조적 개혁'을 배운다
1부- 아젠다를 제시하라
신라는 어떻게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는가
김유신이 김춘추를 선택한 이유
김춘추의 대변신과 새로운 아젠다
신주류의 부상과 아젠다의 실천
개혁의 아젠다는 존재하는가
의자왕의 개혁은 왜 실패했는가?
의자왕의 힘겨웠던 즉위 과정
강력한 왕권강화책과 호족들의 반발
'예스 맨' 식 왕권과 정보ㆍ군사 시스템의 붕괴
의자왕 실패의 교훈, 아젠다의 부재
아젠다가 실종된 숙종의 왕권강화책
국왕 위의 당수들
비뚤어진 정치문화, 보복 정치
미인계의 등장과 폐기되는 정치엘리트들
숙종의 경제적 업적을 뒤엎은 정치파행
이데올로기의 종언과 우리 사회의 아젠다
2부- 제도개혁과 생활개혁
신분보다 능력, 관행보다 제도 '광종의 법치 개혁'
법 위에 존재하는 호족들
신분보다 능력, 외국인이 제공한 개혁이론
노비안검법과 과거제, 백관의 공복제정
호족숙청과 그 반발
광종 개혁의 모델, 후주의 개혁정책
법치가 개혁이다
100년 동안의 조세개혁 '대동법'
생활개혁, 이념개혁ㆍ정치개혁의 하위 개념 아니다
백성들을 유망시키는 공납의 폐단
개혁정치가들의 단골 개혁안 - 대동법
대동법의 정치가 김육
반대세력들의 공격
'소득 있는 곳에 과세 있다'
미봉과 타협의 개혁 '균역법', 그 한계와 조선의 운명
양반들은 군대에 가지 않는 조선
병역면제의 특권과 급격히 증가한 양반숫자
양역변통론과 특권 양반들의 반대
영조의 눈물과 본질이 외면된 균역법
균역법의 한계와 멸망을 향해 가는 조선
3부- 성공한 개혁군주, 태종ㆍ광해군ㆍ정조
악역을 자청한 개혁군주 '태종'
세종 업적의 반은 태종의 것
왕자의 난과 민씨 형제들의 공로
태종 앞에 놓인 두 가지 선택
처남들을 숙청하다
사돈도 후궁도 예외없이....
공신들의 나라는 불행하다
국익을 우선한 실용적 외교개혁가 '광해군'
광해군 즉위에 대한 시비
지는 명나라, 뜨는 후금(청)
명의 파병요청과 광해군의 선택
조명군의 패전과 계산된 항복
실종된 국제감각, 인조반정과 병자호란
역사와 시대를 향한 승부수, 정조의 '화성 신도시'
노론, 그들만의 수도 서울
'실학정신의 승리' 정약용의 화성설계도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화성'
조선 후기 경제발전의 견인차 '화성 신도시'
상업도시를 넘은 조선 농업의 새로운 희망
화성 신도시와 오늘날의 행정수도
4부- 개혁은 왜 실패하는가? : 복고와 폐쇄의 딜레마
진골들의 나라 통일신라, 골품제에 무너지다
통일신라의 전성기, 지배층들만의 풍요
진골들의 특권과 분열적 정권투쟁
개혁적 지식인 최치원의 좌절
우리 사회의 골품제, 지연ㆍ학연ㆍ성별
과거사에 발목 잡힌 애민군주 '영조'
영조의 어두운 과거 유산
영조의 발목을 잡는 콤플렉스, 경종의 독살설
영조의 복수와 화해, 극좌ㆍ극우파를 배제하다
과거사에 대한 집착과 개악
복고와 폐쇄의 개혁정치 '대원군'
극적인 집권과 대원군의 섭정
백성들의 환호를 받은 민생, 생활개혁
독점권력의 해체, 비변사의 폐지
대원군 개혁의 한계, 결정적인 쇄국 대외정책
고립된 조선과 대원군 그리고 신자유주의
5부- 개혁성패, 그 이론과 실제의 드라마
조선 중기의 386, 조광조의 개혁은 실패인가?
젊은 명망가 조광조
개혁파의 기수로 떠오르다
조광조와 중종의 결탁
돌아올 수 없는 강, 위훈삭제
조광조에 대한 엇갈린 평가, 그러나...
조선 중기 개혁정파, 북인의 집권과 몰락
잊혀진 정파, 북인
북인의 스승, 조식과 서경덕
정권 장악과 개혁정치
광해군과 대북의 실책, 그리고 인조반정
개혁, 명분과 현실의 함수관계를 읽어라
정치개혁의 요체 '사익추구', 성호 이익의 '붕당론'
당쟁은 왜 발생하는가?
비극적 가정사를 뛰어넘어
사대부, 그들만의 리그
사익창출의 정치구조를 바꿔라
공존의 정치개혁을 지향한 소론과 윤증
공존에서 독존으로
공작정치에 대한 내부 반발
화해의 정치를 주창하는 윤증
정치참여를 거부하고 은거한 개혁적 엘리트
갑신정변, 삼일천하로 끝난 120년 전의 386들
정변이라는 승부의 세계
특권을 버리고, 양반특권세력의 스승 중인들
친청 수구파와의 대립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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