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지음 / 유영미 옮김

  

120억의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다는데 왜 하루에 10만명이, 5초에 한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는가?


이 책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 활동을 하였던 '장 지글러'가 기아의 실태와 그 배후의 요인들을 아들과의 대화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입니다.

년말에 읽을 책을 몇권 서점에서 고르면서 집었던 책이었습니다.
년말에서 새해 접어들때까지 읽어 내려가면서 참으로 마음 아파했었습니다.

그동안 언론이나 방송을 통하여 굶주림에 지친 빈곤 아동들의 눈망울이 늘 머리 한 구석에 빚진 마음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지 그 진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06년 10월 로마에서 제출한 보고서에서 2005년 기아로 인한 희생자 수를 집계하였는데 당시 기준으로 10세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죽어가고 있으며, 비타민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 꼴이며, 세계 인구의 7분의 1에 이르는 8억5천만명이 심각한 만성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우리 동족인 북한의 상황 역시 2006년 식량부족분이 80만톤이상이라고 평가하며 수확량이 인구의 최저생계선을 15퍼센트쯤 밑돌고 있다는 것입니다. 

FAO는 기아의 구분을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로 나뉘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기아는 돌발적이고 급격한 일과성의 경제적 위기로 발생하는 기아 즉 태풍이나 가뭄, 전쟁 등으로 갑작스럽게 식량이 바닥나고 금세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상태를 말합니다.

또한 '구조적 기아'란 장기간에 걸쳐 식량 공급이 지체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국가의 경제발전이 더뎌 급수설비, 생산력 저조 등 인프라의 미정비, 혹은 주민 다수의 극도의 빈곤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외부적인 재해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 구조로 인해 빚어지는 필연적인 결과를 말합니다.

이 책에서는 구조적 기아 형태를 몰고 가는 독재 권력, 기아를 악용하는 국제기업, 테러, 신자유주의 세계경제구조하에서 벌어지는 고통과 절망의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을 남기면서 아무런 죄의식도 없었던 나,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외에는 더 이상 애써 관심을 두지 않으려는 부끄러운 나의 모습이 비쳐졌습니다.
이제 마음도 행동도 변화하렵니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당연한 의무이고 책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