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렸네~~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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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렸네~~ 수박!

함께/사암마을

by 함께평화 2022. 7. 1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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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일구면서 기대하고 고대했던 수박

아니 솔직히 수박달리는 것은 애당초 기대도 안했습니다.

워낙에 모종이 비실비실했고 한동안은 크지도 자라지도 않았기에...

 

어느날

꽃이 피고 그 밑으로 바둑만한 크기의 수박이 열렸습니다.

그래도 수박이라고 애기수박에도 녹색에 검은 줄무늬가 선명하여 신기했습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조금씩 크기가 커지더니 이제는 주먹보다 더 커졌습니다.

 

비온 뒤 순식간에 이리저리 마구 퍼져나가는 수박줄기

수박은 땅이키우고, 햇빛이 키우고, 비가 키우고, 바람이 키우고, 벌이 키우고...

하나의 수박을 키우는데 나도 조금 거드니

온 자연이 하나의 수박을 키우는 셈입니다.

 

뻗어 나가는 수박 줄기에 수박 한개가 아니라 여러개의 수박이 더 달렸습니다.

기대도 안했는데 막상 열리고 점점 커지니

가족들과 이웃들을 초청하여 수박파티를 고대합니다.

어쩌면 더 자라지도 않고, 맛도 없고, 마트에서 수박을 더 사와 배보다 배꼽이 더 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잔치를 벌여야겠습니다.

 

작은 텃밭이지만 

하나둘 영그는 수확물로 인하여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행복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수박

 

                                                                           허수경

 

아직도 둥근 것을 보면 아파요

둥근 적이 없었던 청춘이 문득 돌아오다 길 잃은 것처럼

 

그러나 아휴 둥글기도 해라

저 푸른 지구만 한 땅의 열매

 

저물어가는 저녁이었어요

수박 한 통 사들고 돌아오는 

그대도 내 눈동자, 가장 깊숙한 곳에

들어와 있었지요

 

태양을 향해 말을 걸었어요

당신은 영원한 사랑

태양의 산만한 친구 구름을 향해 말을 걸었어요 

당신은 나의 울적한 사랑

태양의 우울한 그림자 비에게 말을 걸었어요 

당신은 나의 혼자 떠난 피리 같은 사랑

 

땅을 안았지요

둥근 바람의 어깨가 가만히 왔지요

나, 수박 속에 든

저 수많은 별들을 모르던 시절

나는 당신의 그림자만이 좋았어요

 

저 푸른 시절의 손바닥이 저렇게 붉어서

검은 눈물 같은 사랑을 안고 있는 줄 알게 되어

이제는 당신의 저만치 가 있는 마음도 좋아요

 

내가 어떻게 보았을까요, 기적처럼 이제 곧

 

푸르게 차오르는 냇물의 시간이 온다는 걸

가재와 붕장어의 시간이 온다는 걸

선잠과 어린 새벽의 손이 포플러처럼 흔들리는 시간이 온다는 걸

날아가는 어린 새가 수박빛 향기를 물고 가는 시간이 온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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