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암마을 여기저기 집집 어귀마다 밤나무가 있습니다.
주변 산에도 온통 하이얀 밤나무꽃과 비릿한 밤나무 향기가 마을 전체를 뒤덮고 있습니다.
집에 밤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올해는 밤이 안달리겠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이면 토실토실하게 달릴 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밤나무의 꽃말은 '포근한 사랑, 정의'라고 합니다.
낮 햇빛을 피해 땅으로 축 늘어져 감싸 안은 밤나무 그늘에서 포근하고 넉넉한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밤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칼슘, 비타민A,B,C, 미네랄 등 여러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어 피부미용, 발육 및 성장 도움, 감기예방, 피로회복, 혈액순환 등에 좋다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손발이 찬 사람, 설사가 많은 사람은 밤을 삼가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밤나무'라고 이름 붙여졌을까? 그리고 누가 이름을 붙였을까?
밤에만 자라서 그럴까? 아니면...
밤나무 이름이 들어간 '나도밤나무', '너도 밤나무'에 대한 유래가 있긴 한데...
여하튼 왜 '밤나무'인지가 궁금한 아침입니다. ㅎㅎ
/ 박노해
이럴 때가 있다
일도 안 풀리고 작품도 안 되고
울적한 마음으로 산길을 걸을 때
툭, 머리통에 꿀밤 한 대
아프다 나도 한 성질 있다
언제까지 내가 동네북이냐
밤나무를 발로 퍽 찼더니
후두두둑 수백 개의 밤톨에 몰매를 맞았다
울상으로 밤나무를 올려봤더니
쩍 벌어진 털복숭들이들이 하하하 웃고있다
나도 피식 하하하 따라 웃어 버렸다
매 값으로 토실한 알밤을 주머니 가득 담으며
고맙다 애썼다 장하다
나는 네가 익어 떨어질 때까지
살아나온 그 마음을 안다
시퍼런 침묵의 시간 속에 해와 달을 품고
어떻게 살아오고 무엇으로 익어온 줄 안다
이 외진 산비탈에서 최선을 다해온 네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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