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랗게 핀 애기똥풀 펼쳐진 흙길을 걸어봅니다.
진노란 애기똥풀 만큼이나 기분도 활짝 밝아집니다.
애기똥풀이란 이름은 줄기를 잘랐을 때 나오는 노란 액체가 마치 애기똥과 비슷하다하여 붙여졌다고 합니다.
까치다리, 씨아똥으로도 불리는 애기똥풀은 영어로는 제비를 뜻하는 셀런다인(Celandine)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비가 알에서 부화할 때 눈이 잘 뜨이지 않아 어미 제비가 애기똥풀의 노란 진액을 물어다 발라 주었더니 눈을 떴다는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애기똥풀의 꽃말은 ‘엄마의 지극한 사랑 혹은 몰래 주는 사랑’입니다.
애기똥풀은 진통, 진해, 이뇨, 해독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기침, 백일해, 기관지염, 위장통증, 간염, 황달, 위궤양 그리고 옴, 종기, 뱀이나 벌레 물린데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보기와는 달리 독성이 있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바람에 살며시 노랗게 흩날리는 애기똥풀처럼
환하게 기쁘게 오늘을 살렵니다
애기똥풀 1
/ 나태주
에그그 애기똥풀
꽃피어 진노랑 천지네
삼칠일이나 겨우
지났을까 말까한 애기
오로지 엄마 젖만 빨고서도
하늘 청청 고운 울음소리
햇빛 눈부신 웃음소리
만들어낼 줄 아는 우리 애기
올해도 어렵사리 새봄은 찾아와
애기 똥물 아낌없이 받아낸 애기 기저귀
들판 가득 풀어 널어 바람에 날리우니
적막한 들판 오로지
늬들 땜에 자랑차누나.
- 나태주, 『별처럼 꽃처럼』(푸른길, 2016)
애기똥풀 2
/ 나태주
무릎걸음으로
앉은뱅이 걸음으로
애기똥풀 꽃들이 처마 밑
물받이 홈통 가까이까지 와
피어 있다
풀꽃 이름
많이 아는 것이
국어 사랑이고
국어 사랑이 나라
사랑이란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애기똥풀 꽃 속에서
동그란 안경을 쓰고
웃고 계셨다.
- 나태주, 『산촌엽서』(문학사상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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