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저녁에 산책을 했습니다.
길모퉁이 쓰레기 버리는 곳에 하프 모양의 의자가 하나 버려져 있습니다.
멀쩡한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상처를 떠안고 살아온 듯 스크래치된 부분이 더러 있습니다.
아내가 깨끗하게 페인팅을 하여 집 계단에 놓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하프의자를 아내와 앞에서 뒤에서 잡고 집까지 한참을 땀흘리며 아니 데리고 왔습니다.
검짙은 나무색 옷을 입은 의자, 무슨 색옷을 입힐까 고민입니다.
하얀색 옷을 입히기로 했습니다.
방바닥에다가 신문 이불을 깔고 사포질을 하고 그 위에 하얀색 페인트를 여러번 칠했습니다.
의자가 그동안 지녔던 상처를 감싸주고 안아주 듯 페인트에 정성을 다합니다.
잠시후 의자가 깨끗하고 화사하게 변신을 했습니다.
의자를 계단에 외로이 놓으려니 왠지 마음이 걸렸습니다.
집안에다 놓고 딸내미의 곰돌이 큰 인형을 앉혀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돼지 엄마와 새끼들을 앉혔습니다.
잘 어울립니다.
평화와 행복이 곁듭니다.
이네들을 우리 가족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우리집의 포토존 역할을 주기로 했습니다.
오래오래 함께 지내보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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