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서시/류시화
여행자를 위한 서시 날이 밝았으니 이제,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같은 삶과 바람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리라. 아직,잠들지 않은 별하나가 그대의 창벽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덜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막 눈을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속을 헤쳐 가야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시간 날이 밝았으니, 불안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者) 혹은,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떠나는 ..
평화/시
2014. 9. 28.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