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김동명
내 마음은 내 마음은 호수(湖水)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 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리리라.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門)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最後)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落葉)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 김동명 * 출전: (1937)
평화/시
2014. 9. 10.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