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르에 도착한 시간은 밤 8시경이었다. 오랫동안 관광버스를 타느라 지칠대로 지쳤다. 더욱이 일찍 해저문 밤이었던터라 추운기운에 더하여 피곤이 겹쳐 있었다. 자다르 밤 일정은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난 후 특별한 활동없었다. 다음날 아침에 바다오르간 관광이 잡혀 있었지만 곧바로 다음 코스로 이동을 하여야 하겠기에 자다르는 머물다 가는 정도의 일정이라 하겠다.
그런데..일행중 관광과 교수님이 "자다르에는 바다오르간 뿐만아니라 '태양의 인사'가 유명하다"며 함께 가보겠냐며 슬쩍 부추기셨다. 숙소에서 그다지 멀지 않으니 택시를 타던지 아니면 걸어서도 갈 수 있겠다는 말에 또 언제 이곳에 오겠냐며 흔쾌히 따라 나서겠다고 하였다. 기왕 가려면 다른 일행들에게도 안내하여 함께 가자고 하였는데 가이드와 몇몇 사람외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였다. 우리 일행은 스마트폰으로 내비게이션을 켜고 관광 안내지도를 참조하여 걸어서 가기로 하고 다녀 왔다.
패키지 여행이라 그것도 거의 가족단위 여행이라 밤에는 주로 가족단위로 흩어졌었는데 이날은 태양의 인사를 보고 난 후 함께 모여 그동안 눈인사정도만 하던 서먹서먹하던 분위기에서 서로 각자를 소개하고 여행 이야기들을 나누는 귀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태양의 인사'
'태양의 인사'는 바다오르간을 만든 니콜라 바시츠의 작품이다. 그는 먼저 '바다오르간'을 만들고 후에 같은 위치에 '태양의 인사'를 만들었다. 낮에 태양집열판으로 모인 전기를 이용하여 밤에 조명빛을 밝히는 설치 작품이다. 밤에 도착하였을때 뭔 요상한 소리가 나기에 궁금했는데 바로 그 소리가 바다오르간 소리였다. 파도에 의해 울리는 바다오르간 소리에 맞춰 환상적인 빛의 향연이 밤마다 열리고 있는 셈이다. 보통 이곳 자다르 관광은 도시가 작기에 낮시간에 도착하여 바다오르간과 구시가지 관광을 하고 곧장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저녁 또는 밤시간에 볼 수 있는 '태양의 인사'는 자유여행이 아니라라면 패키지 단체여행에서는 거의 보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조금의 발품 수고로 두 곳 모두를 볼 수 있게되었음에 일행 모두는 스스로에게 감격하는 듯 하다.
'바다오르간'
바다오르간은 어쩌면 자다르를 가장 잘 대표하는 관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파도와 바람이 연주하는 '바다오르간'은 세계 유일하기에 많은 관광객들이 이 작은 도시 자다르로 몰려 오고 있는 것이다. 코발트 빛 아름다운 아드리아 해변을 따라 있는 긴 콘크리트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바다오르간은 2005년에 크로아티아의 젊은 건축가 '니콜라 바시츠'가 고향을 위해 만든 작품이다. 2006년 유럽의 ‘도시 공공장소상’ 을 받기도 했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지역을 세계적인 명소로 알리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바다오르간은 계단 아래에 묻어있는 35개의 파이프가 파도에 의해 파이프 안의 공기를 밀어내며 소리를 내는 자연적인 악기이다. 마치 돌고래 소리 마냥 "뿌~ 삐~" 하며 바람 세기나 파도의 크기 등에 따라 하루종일 매순간순간마다 자연을 배경삼아 다양한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저녁에는 바다오르간 연주에 '태양의 인사'가 함께 더불어 아름답고 우아한 공연을 열린다.
포룸
포룸은 고대 로마 시대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시민들의 광장으로 이용되던 곳이다. 아드리아 해 동부 지역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로마 시대 광장이지만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폭격으로 파손되어 여기저기 잔해만 남아 있다.
아나스타샤 대성당
9세기경에 비잔틴 양식으로 세워졌는데 12세기 이후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재건축되었다. 달마시아 지역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대성당이라고 한다. 도나타 주교가 헌정한 성 아나스타샤의 대리석 석관과 그의 유품들이 지하에 진열되어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이 성당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장미모양의 창이다.
구시가지 골목골목마다 예쁜 수제 기념품점이 있었다. 다만 겨울 비수기라 관광객들은 그렇게 많지 않아 산산하였다.. 그러나 군데군데 열어놓은 상점들과 상품 할인 표시가 걸어놓은 상점들이 많았따. 일행중에는 양손에 이태리제 가죽 신 등 선물을 잔뜩 움켜들고 마치 복권에 당첨된 듯한 미소띤 얼굴로 자랑한다. 우리 가족은 주변 몇 사람들에게 선물할 저렴하고 자그마한 수제 기념품을 샀지만...
짧은 시간의 자다르 일정이었지만 자다르에서 '태양의 인사'를 감상하고, 그리고 '바다오르간'의 연주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였다.
작은 도시이지만 지역 특성을 고려한 창의적 예술 작품 하나만으로도 지역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탈바꿈 시킬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지역 특성을 살리며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겠는지 고민해본다.
아드리아해 파도와 바람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를 마음에 담고 크로아티아의 또다른 유명 관광지인 '플리트비체'로 향한다.
태양의 인사.. 태양 집열판에 모아둔 전기를 밤에 아름다운 조명빛으로..
아나스타샤 대성당
포룸
낮의 "태양의 인사"
바다오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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