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김현승
by 함께평화 2014. 10. 9. 07:00
가을
봄은가까운 땅에서숨결과 같이 일더니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꽃잎을 이겨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별을 생각으로 깍고 다듬어가을은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눈동자 먼 봄이라면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네 노래를 고르더니가을는 네 노래를 헤치고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 김현승
<김현승 시선집> 관동출판사 197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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