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구시민의 생태평화 순례기..<나비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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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구시민의 생태평화 순례기..<나비문명>

평화/책

by 함께평화 2014. 3. 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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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문명/ 마사키 다카시 지음, 김선옥 옮김 / 책세상 출판

 

 

저자  '마사키 다카시'는 농부이면서 철학자, 그리고 생태ㆍ평화 운동가이다.  이 책을 통하여 자신의 삶에서 변화를 체득하고, 이를 실천해온 것들을 기록하여 놓았다.

 

1980년부터 규슈 산속에서 차 농사를 짓던 그는 아내의 암 투병을 계기로 역시 병들고 지쳐 있는 자연의 상처에 눈을 뜨고, 치유를 기원하며 나무를 심기 시작한다.  그는 나무를 심고 나서 일어난 가장 커다란 변화는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있다는 느꼈다. 그는 이 경험에 대해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넘어 산 쪽으로 그라운딩(회귀)”했다고 표현한다. 자연에서 떨어져 나온 현대인이 자신의 존재 기반인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이 그라운딩이야말로 삶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는 비결이며, 위기에 처한 지구와 인류의 생존을 지속 가능하게 할 열쇠라는 것이다.

 

" 한 그루 나무가 있었습니다. 봄이 와 애벌레들이 한꺼번에 태어 났습니다. 마나도..

여기저기서 알에서 깬 애벌레들이 늘어나고.. 양껏 이파리를 먹어치우면 분명 나무가 죽어버릴거야..

잎을 다 먹으면 나무가 말라서 결국 아무도 살지 못하게 되는게 아닐까? 마나는 나무를 위하여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무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너는 사랑에 눈을 떳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단다. 너는 곧 나비가 될 거야. 나비가 되면 누구도 잎을 먹지 않는단다. 꽃에 있는 꿀을 찾게 되지, 그리고 꿀의 달콤함에 취해 춤도 춘단다. 그러면 꽃이 열매를 맺지".

나비가 된 마나는 투명하고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꽃과 놀았습니다...."

 

나뭇잎을 먹어야 살 수 있음에도 나무를 걱정하는 애벌레와 그런 애벌레를 품어 안는 나무의 대화로 시작하는 이 책은 애벌레와 나무의 마음을 빌려 ‘나비 문명’을 전하면서 새로운 사유와 문명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파괴하고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근원이 되고 서로의 생명이 돼 순환하는 자연의 이치를 말하고 있다.

 

숲을 가꾸는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무의미해지면서 자신이 곧 자연 자체가 되는 인식의 전환을 경험하게 되었다. 애벌레가 나비가 돼 날아오르듯 인간중심주의에서 자연중심주의로, 국가주의에서 지구시민의식으로 한 차원 넘어서는 근원적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 기반인 자연의 품으로 회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일본이 평화헌법이라고 말하는 헌법 9조를 지켜 냄으로써 전 세계로 확산되는 비폭력·평화의 전령으로 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은이는 일본 헌법 9조가 개정돼 일본이 군대를 보유하게 되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전쟁은 자연과 모든 생명을 파괴하게 되리라는 위협 앞에서 ‘평화를 위해 나는 걷는 일은 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일본 땅을 걷기 시작하였으며, 그의 생각에 공감하는 젊은이들이 참여하면서 공동의 순례가 되었고, 이를 통하여 ‘워크나인walk9 (일본 헌법 9조를 지키는 걷기 운동)’이라는 이름과 조직을 얻게 되었고 2009년 ‘워크나인-한국 순례’로도 이어졌다.


저자는 “한국에 가서 사죄하지 않고는 헌법 9조도 평화도 이야기할 수 없다.” 일제 강점기 강제로 끌려온 1만4000여 명의 조선인이 오키나와 전투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희생자들의 고통과 비탄이 그의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걸어서 사람들과 만나고 바다와 만나고 산하와 만나 나무와 돌, 작은 새와 물고기에게 인사하고 사죄하고 귀 기울이자’는 마음으로 바다를 건넌 그는 한일 두 나라 젊은이들과 함께 땅끝마을에서 임진각 DMZ까지 100일 동안 한국 땅을 걷게된다.


저자의 자기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다르게 생각하기, 생명과 평화의 관점에서 생각하기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관계에서도 새로운 관점을 나타낸다. 첫 한국 여행 당시 동아시아 역사를 한반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경험하고 사료와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참고하며 두 나라의 역사와 관계를 성찰한다.


지은이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뿌리는 하나다."라고 보고 있다.

가야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천황가를 중심으로 야마토 조정이 형성되고, 또한 7세기 신라에서 도망쳐 온 백제계 세력이 더해져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일본이라는 것이다. 이어서 일본을 세운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을 한반도에서 쫓아낸 신흥 세력을 상대로 한 본가의식이나 원한과 분노가 강했을 것이며, 자신들의 뿌리가 한반도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기에 <니혼쇼키>나 <고지키>의 기록을 통해 임나일본부설이나 귀화인설처럼 한반도의 역사를 왜곡했으며, 이러하 내용은 국학의 기초가 되고, 다시 황국사관과 메이지 유신 사상으로 연결됐으며 지금까지도 일본 국민에게 교육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한일 문제는 남북 문제와 마찬가지로 한민족끼리의 싸움입니다. 우리는 2000년도 더 된 오래된 싸움을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카르마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이 먼저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전쟁을 목적으로 하는 군사력을 보유할 수 없다고 천명한 일본 헌법 9조를 지켜내는 것이 주변 국가, 나아가 전 세계를 향한 사과이자 새로운 문명을 여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널드 토인비의 "어떤 문명이 멸망하면 그 멸망의 원인이 된 문제를 해결하는 구세주의 역할을 해내는 새로운 문명이 탄생한다." 을 인용하면서 새로운 문명은 '전쟁하지 않는 문명'일 것이다라고 말하며, 또한 아인슈타인의 "어떤 문제를 일으킨 것과 같은 사고방식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지금까지의 전쟁과 환경문제로 멸망을 눈앞에 둔 서양 문명에서 벗어 사고 방식의 전환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환경에 대한 의식이나 '지구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목차 -

 

프롤로그

제1부. 그라운딩(회귀)
나무를 심었더니 신비로운 기쁨이
워크나인 - 매듭짓기 순례
열쇠는 어디서 잃어버렸을까
하와이안 르네상스

제2부. 하나인 지구를 향해
일본인, 지구인으로 새로 태어나다
신들의 위기
왜 외면해왔을까
백제의 카르마
다시 9조로 돌아가서

에필로그
지은이 인터뷰 : 걸림 없이 흔들림 없이 초록별 지구를 걷는 순례자
옮긴이의 말 : 선한 누에들 나비 되어 춤출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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