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를 베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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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를 베어보자

함께/소소한 일상

by 함께평화 2024. 10. 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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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들깨를 벱니다.

장모님이 여름에 300여평의 밭에 옥수수 사이에 심어놓은 들깨! 

처가집 근처에 사는, 그렇다고 아주 가깝지도 않지만 여하튼 같은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매년 들깨 수확철이 오면 으레껏 들깨베기는 내 차지입니다.

출근을 해야하니 아침일찍 해가 뜨기전에 처가집에 도착합니다.

요즘은 아침 날씨도 흐리고 안개도 많이 끼어있어서 아침 7시나 되어서야 밝아 집니다.

출근전 2시간이내 이틀에 걸쳐 벨 계획입니다.  작년에는 반나절 걸려 벴지만 올해는 사정상 이틀에 걸쳐 베려고 합니다.

낫으로 깨를 베는 재미가 있습니다. 추수를 기다리고 있는 들깨가 얼른 베어달아고 안달이라도 부리는 듯 보입니다.

언제 다 베나 싶지만 한줄 두줄 줄 맞춰 들깨를 베어 지나간 자리에는 달콤하고 구수한 들깨 냄새와 더불어 누워있는 깨단을 보면 흐믓하답니다.

두번째날 깨를 베려다보니 낫의 날이 무뎌져 있습니다. 숫돌에 날을 날카롭게 갈았습니다.

얼마남지 않은 깨를 빨리 베고서는 윗 사랑말에 캐지 못한 고구마를 캐려고 서둘러 낫질을 합니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두꺼운 깨줄기에 낫이 미끄러지면서 깨대를 잡고 있던 왼쪽 집게 손가락을 베고 말았습니다. 두꺼운 장갑도 찢어지면서 그 사이로 피가 뚝뚝 떨어집니다. 장갑을 벗어보니 살점이 조금 떨어져 나갔네요.  급한대로 지혈을 하였습니다.

뭐든 서둘면 안되는데... 낫질을 너무 쉽게 생각하여 반성합니다.

지혈을 하고 응급처치한 다음 마저 남은 깨를 모두 베어 버렸습니다.

베어 놓은 깨를 말려 털 일만 남았습니다.

올해 들깨는 여느해 보다도 더 소중하고 맛있게 먹을 것 같습니다.

피의 값으로 볶아 먹는 들깨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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