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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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의 사연

함께/소소한 일상

by 함께평화 2022. 10. 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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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

밤송이 살그머니 여미는 밤톨이  

거칠은 가시마다 영그는 숱한 사연

바람에 마음태워 후련히 보내누나

 

봄에 심었던 밤나무에 예상외로 밤이 하나 달렸습니다.얼마나 기특하고 대견한지요. 내년에는 더 건강하게 쑥쑥 자라나 토실토실 밤톨이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자주 걷는 사암마을 농로길에 밤나무 두그루가 우뚝 서 있습니다. 봄부터 싹이 자라고 밤꽃을 피우고, 까칠까칠 밤송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여름 비바람에 힘없이 흩어 떨어진 밤송이들도 있지만 꿋꿋이 버티고 이겨낸 밤송이들에게 가끔씩 말도 걸어봅니다.  사방으로 삐쳐 나온 가시 밤송이를 뚫고 짙은 갈색으로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영근 밤톨이가 정말 사랑스럽고 대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올해는 밤을 주워 와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는데 저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부지런한지 갈때마다 활짝 열어젖힌 빈 밤송이들만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습니다. 흩어져 뒤엉켜 있는 밤송이중 혹여라도 밤이 있을까나 뒤져 봅니다. 아직 잊지 않고 떨어지지 않은 밤을 향해 나뭇가지를 던져보기도 합니다. 운좋게도 꼭꼭 숨어있는 밤톨이를 주웠습니다. 밤톨이가 나를 만나 반가운지 미소짓는 듯 합니다.

거칠고 두터운 밤송이 가시 가시마다 왠지 사연을 갖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가시마다 감추고 못다한 이야기들을 귀 가까이하여 들어보려 하지만 쉽지않습니다. 때마침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수많은 밤송이의 사연들을 실려 날려보내라 달랩니다. 사연을 실려보낸 밤송이마다 무게도 가벼워지고 모습마저 금방 시들해졌습니다.

밤송이들아 내년에 다시 만나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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