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에서 - 파블로 네루다
침묵 속에서 이제 열둘을 세면 우리 모두 침묵하자. 잠깐 동안만 지구 위에 서서 어떤 언어로도 말하지 말자. 우리 단 일 초만이라도 멈추어 손도 움직이지 말자. 그렇게 하면 아주 색다른 순간이 될 것이다. 바쁜 움직임도 엔진소리도 정지한 가운데 갑자기 밀려온 이 이상한 상황에서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되리라. 차가운 바다의 어부들도 더 이상 고래를 해치지 않으리라. 소금을 모으는 인부는 더 이상 자신의 상처난 손을 바라보지 않아도 되리라. 전쟁을 준비하는 자들도 가스 전쟁, 불 전쟁 생존자는 아무도 없고 승리의 깃발만 나부끼는 전쟁터에서 돌아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그들의 형제들과 나무 밑을 거닐며 더 이상 아무 짓도 하지 않으리라. 내가 바라는 것은 이 완벽한 정지 속에서 당황하지 말 것. 삶이란 바로 ..
평화/시
2014. 12. 2.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