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운 고양이 팔자
눈발이 흩날리는 날 무인까페에 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까페에 고양이가 지키고 있습니다. 혼자는 외로웠는지 사람이 그리웠는지 들어가자마자 고양이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바지가랑이에 머리를 부비며 친한 척을 합니다. 커피를 한 잔 뽑아 의자에 앉았습니다. 고양이가 눈치를 살피더니 낼름 사뿐히 날아오릅니다. 허벅지 위가 따사로운지 껌뻑 껌뻑 지그시 눈감으며 세상 그 어느누구보다도 평안을 누리는 듯 합니다. 개팔자 보다 더 좋은 팔자는 고양이 팔자가 아닐런지요 까페를 나오려 일어서기가 미안할 정도로 잠시 정들었던 고양이 내려가 버린 바지옷자락에 미세한 고양이의 하이연 털이 흔적을 남겼습니다.
함께/소소한 일상
2021. 12. 30.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