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면 안돼요..부부싸움은 존대말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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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면 안돼요..부부싸움은 존대말로 해요...

함께/가족story

by 함께평화 2010. 4. 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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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결혼 15년차이다. 그동안 우리는 부부싸움을 거의 안했던 것 같다.
아니 아내가 많이 참았을지도 모른다.

딸래미가 초딩때의 일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내는 설거지를 하며 쓰레기 정리를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나는 컴퓨터 작업을 끝내고 쓰레기 정리를 하겠다며 조금 기다려 달라고 하였다.

이런점에서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우선순위가 여자와 남자의 관점은 매우 틀린 것 같다.

몇번씩 아내는 먼저 정리를 하고 컴퓨터를 하면 되지 않겠냐며 소리톤이 점점 올라가더니 결국에는 화가날대로 났다.

뭐 이런것 가지고 싸우는 것도 웃기고...웃으면서 넘기려는데 순간 지금 아내에게 휘말리면 평생 휘말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아니, 컴퓨터 작업 끝내놓고 쓰레기 정리를 한다고 했으면 그렇게 알지, 왜그리 사람을 못믿나? 무슨 잔소리가 이렇게 많아?"하며 기세를 잡으려 소리를 높였다.

내가 평상시 보이지 않던 액션을 하면 아내가 움찔 하리라는 생각에 한술더 떠,
잡고 있던 마우스를 던지려는 시늉까지 하였는데...

하필 너무 세게 잡아당겼는지 마우스가 끊어지는게 뭔가....

예상대로 이러한 나의 모습을 처음 본 아내는 무척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 광경을 지켜보던 딸래미가 놀라면서 울음을 터뜨리며 자기 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아차!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머릿속이 순간 멍해졌다.
 

딸래미에게 보이지 말아야 하는 모습을 보였구나하고 반성을 하였다.

그리고 끊어진 마우스를 고쳐보겠다며 이런저런 수리에 전념하고 있었다..

한참 울던 딸래미가 조용해지자 아내는 걱정이 되는지 딸래미가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잠시뒤 아내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 말을 건낸다.

딸래미가 써놓은 일기를 보란다.


나는 부부싸움을 하여 딸래미가 마음 아파한 내용을 써놓았을 걸로 생각하고 글을 보았는데..
잠시 뒤, 아내와 나는 한방탕 웃음을 지어야 했다.


딸래미가 울음을 터뜨린 이유는 며칠전 내가 사온 마우스의  줄이 끊어져 마음이 아팠다며 일기장에 마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한창 늘어지게 써놓았다.
부모의 부부싸움이 울음 원인이 아니라 마우스가 끊어진 것이 속상하고 안타까웠던 것이다.

여하튼 다행이라 생각하고...
그 다음날 막바로 같은 모양의 마우스를 사가지고 와야 했다.
괜한 고집과 잔머리를 굴리느라 손해본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날  아내와 나는 화가 나면 존대말을 하기로 하였다. 존대말을 쓰는 모습을 보면 상대방이 언잖은일이나 감정을 갖고 있다고 여기라는 경고정도 된다.
사실 존대말 쓰면서 싸운다는 것도 힘들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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