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말에 사시는 장모님,
처가집 옆에 300여평의 밭을 갖고 계십니다. 집과 떨어져있는 600여평으 밭은 내가 일부 고구마를 심고 나무를 심어 놓았습니다.
팔십중반의 어머니는 평생 농사를 지으셔서 허리도 아프시고 무릎 관절도 아프셔서 매년 이제 그만 밭 경작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매년 그 말씀은 허언임을 압니다.
어머니는 밭이 그냥 노는 꼴을 못보십니다.
봄에는 옥수수, 여름에는 배추, 무, 들깨, 겨울에는 마늘...
작년에는 옥수수를 거둔후 배추와 들깨를 반반씩 심으셨는데 올해는 배추는 심지않고 들깨만 잔뜩 심어 놓으셨습니다.
제때 들깨를 베지 않았더니 내 키보다도 더 웃자랐습니다.
늙으신 몸으로 깨단을 베시려 한다하니 가까이에 사는 내가 하루 날 잡아 깨를 베었습니다.
혼자 깨를 낫으로 베자니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웃자란 깨줄기를 2단을 치려고 하지만 깨가 털릴까 그냥 밑둥만 쳐서 옆으로 뉘여 말리고 있습니다.
장모님이 무리하게 깨를 심은 이유는 밭이 노는 꼴을 못보시는 성향이 있기도 하지만 깨를 털어 기름을 짜 자녀들에게 나눠줄 마음임을 알고 있습니다.
조심 조심 깨단을 벱니다.
깨 잘 말려 깨 잘 털어
고소한 들기름 짜내어
흩어져 사는 자녀들에게 나누려는
장모님 보모 사랑 마음 알고 있으니
흐르는 땀과 정성 더하여
신명나게 낫질 해댑니다.
그래도 안힘든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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